강한 2번 타자 시대, 포인트는 출루율 아닌 장타율
    • 입력2018-04-23 06:31
    • 수정2018-04-2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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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KIA 버나디나,
KIA 타이거즈 버나디나가 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타격하고있다. 2018.04.08. 광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제는 2번타자에게 작은 야구를 주문하지 않는다. 장타력이 향상되고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부쩍 늘어나면서 출루율보다는 장타율에 중점을 둔 강한 2번 타자 시대가 열렸다. 메이저리그(ML)처럼 KBO리그에도 홈런을 칠 수 있는 거포가 2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다.

시작은 삼성 왕조를 구축한 류중일 감독이 끊었다. 류 감독은 삼성 시절 발은 빠르지 않지만 중장거리 타구를 날릴 수 있는 박한이를 2번에 배치하며 득점력을 강화했다. 1번 타자 출루시 번트로 1사 2루를 만들기 보다는 장타를 통해 바로 득점을 뽑거나 ‘히트 앤드 런’과 같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드는 것을 선호했다.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자 강한 2번 색깔은 더 진하게 드러났다.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류 감독은 강정호와 같은 거포를 2번 타순에 전진배치했다.

LG 사령탑을 맡은 올시즌에도 류 감독의 성향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류 감독은 국가대표 3번 타자 김현수를 2번 타순에 놓았다. 비록 지난 17일 광주 KIA전에서 4번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이탈한 후 타순에 변화를 줬지만 류 감독이 구상한 베스트 타순은 김현수~박용택~가르시아가 2번부터 4번타순에 자리하는 것이다. 류 감독은 2번 타자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장타율을 가장 중시한다. 국가대표팀을 맡았을 때 강정호를 2번에 놓은 이유도 강정호가 장타율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ML에서 마이크 트라웃, 지안카를로 스탠튼 등 MVP를 수상한 선수들이 2번 타순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것처럼 류 감독도 투수를 압도하는 2번 타자가 공격을 주도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강한 2번 타자 흐름은 더 거세지고 있다. 류 감독 뿐이 아닌 NC 김경문 감독, KIA 김기태 감독, KT 김진욱 감독, 넥센 장정석 감독도 홈런 타자를 2번에 놓는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부터 나성범의 2번 배치를 시험했고 김기태 감독은 2017시즌 홈런 27개를 기록한 로저 버나디나를 올시즌 꾸준히 2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시즌 첫 7경기서 홈런 4개를 쏘아 올린 강백호를 과감히 2번에 고정시켰다. 더불어 강백호가 고전할 경우 3년 연속 15홈런 이상을 기록한 박경수 혹은 4할 타율을 기록중인 유한준의 2번 전진배치를 고려하고 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거포 마이클 초이스와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는 고종욱을 2번에 배치한다.

[포토] LG 김현수, 1회부터 펜스 직격하는 2루타 폭발~!
LG 트윈스 김현수가 15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1회 첫 타석을 맞아 펜스를 강타하는 2루타를 쳐내고있다. 2018.04.15.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기대했던 결과도 나왔다. 김현수는 2번 타자 출장시 타율 0.306 장타율 0.556으로 맹활약했다. 버나디나도 2번 타자로 출장한 경기서 타율 0.323 장타율 0.600을 기록했다. 올시즌 터뜨린 홈런 5개 모두 2번 타자로 나선 경기에서 나왔다. 강백호는 2번 타자로 출장한 경기에서 장타율 0.450를 올렸다. 한화와 롯데도 각각 양성우와 손아섭을 올시즌 2번 타순에 가장 많이 넣었다. 둘 다 10년 전만 해도 2번 타자로 기용하기 아깝다는 평가를 받았을 유형의 타자다. 그러나 야구 흐름이 뚜렷하게 바뀌었다. 2번 타자에게 출루를 요구하고 1루 주자를 진루시키기 위한 번트나 우측으로 밀어치는 팀배팅을 강조하던 시대는 지났다. 올시즌 2번 타자 장타율은 0.456으로 5번 타자의 장타율(0.453)보다 높다.

수십년 전 확률을 전공한 학자들이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타순을 2번으로 꼽자 현장 관계자들 대다수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장타율이 높은 타자를 2번에 넣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김진욱 감독은 “강한 타자가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와야 상대가 위압감을 느끼고 득점 확률도 올라간다. 좋은 타자를 2번에 놓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강한 2번 타자 시대가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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