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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리그 9라운드 오사카 더비에서 PK 골 맛을 본 감바 오사카 공격수 황의조. 캡처 | 감바오사카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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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스이타 시립 경기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와 세레소 오사카의 경기에서 킥오프 전 양 팀 서포터가 환호하고 있다. 스이타 | 김용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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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이타=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황의조가 페널티킥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감바 오사카가 세레소 오사카를 누르고 ‘오사카 더비’에서 웃었다.

감바 오사카는 21일 일본 스이타 시립 스이타 경기장(파나소닉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J리그 9라운드 세레소 오사카와 경기에서 전반 41분 터진 황의조의 결승골로 1-0 신승했다. 감바는 4경기 만에 승리를 챙기면서 2승1무6패(승점 7)로 최하위 탈출에 시동을 걸었다. 반면 4연승을 달리던 세레소는 승점 15에 머무르면서 3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J리그가 자랑하는 오사카 더비, 장외 전쟁부터 ‘후끈’

전 세계 다른 더비처럼 양 팀은 경기 전 장외 전쟁부터 치열했다. 감바는 통산 전적에서 23승8무13패로 세레소에 앞섰다. J리그에 한해서는 20승5무9패의 압도적인 전적. 다만 지난해 윤정환 감독이 세레소에 부임한 뒤엔 흐름이 뒤바뀌었다. 컵대회를 포함해 4차례 만나 1승2무1패로 치열했다. 특히 르뱅컵 준결승에서는 세레소가 감바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 대회 우승까지 성공하면서 J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후 일왕배 우승까지 더블 달성의 디딤돌이 됐다. 다만 ‘윤정환호’가 넘어서야 할 건 리그 감바 원정 징크스 탈출이다. 지난 시즌에도 1-3으로 패한 적이 있는데, 세레소는 지난 2003년 7월 이후 무려 15년째 리그에서 감바 원정 승리가 없다. 또 감바 수장인 레비 쿨비 감독은 과거 세레소 지휘봉을 잡은 적이 있다. 기요타케 히로시, 가키타니 요이치로, 스기모토 겐유, 김진현 등 현재 주력 선수와 오랜 인연이 있다. 적으로 만났다.

◇‘최하위’ 감바, ‘ACL 탈락’ 세레소…물러설 곳 없다

홈 팀 감바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초반 8경기 1승(1무6패)에 그치면서 18개 팀 중 최하위로 밀려났다. 쿨비 감독 경질설까지 대두했다. 황의조가 5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오르면서 분전하고 있으나 수비가 15골이나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더비 경기 패배는 치명적이었다. 반면 세레소는 주중 광저우 헝다(중국) 원정에서 1-3 패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탈락의 쓴 맛을 봤다. 하지만 윤 감독은 이미 리그에 주력할 것을 선언했다. 초반 ACL병행과 함께 부상자 속출로 리그 개막 후 4경기 무승(3무1패) 부진에 시달렸으나 이후 4연승을 달리면서 3위까지 올라섰다. ACL을 잊고 리그에 승부를 거는 첫 과정에서 치르는 오사카 더비는 양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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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힘겨루기…‘0’의 균형 깬 건 오름세 황의조

세레소가 기요타케~스기모토~가키타니를 중심으로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감바를 압박했다. 반면 감바는 전방 황의조를 겨냥한 침투패스로 승부를 봤다. 예상대로 양 팀은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거친 신경전이 오갔다. 그러다가 전반 11분 뜻밖에 상황이 발생했다. 감바 수문장 히가시구치 마사키와 수비수 미우라 겐타가 공중볼을 처리하다가 충돌, 히가시구치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더는 경기를 지속할 수 없었다. 벤치에 앉아있던 하야시 미즈키가 교체로 들어왔다. 하야시는 올 시즌 한 경기도 뛰지 않았다. 세레소는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감바는 황의조가 전반 23분과 25분 문전에서 위협적인 슛을 시도했다. 슛이 다소 빗맞으면서 골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자 세레소는 수비수 요니치가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헤딩으로 맞불을 놓았고, 전반 32분엔 스기모토 힐패스를 받은 가키타니의 왼발 슛이 수비수 발에 걸렸다. 치열하게 공방전을 벌이던 양 팀 균형을 깬 건 최근 오름세를 타는 황의조였다. 전반 38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들어 재빠르게 돌파를 시도했다. 이때 세레소 요니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윤 감독 등 세레소 벤치가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황의조와 김진현. 한국 국가대표급 공격수와 골키퍼의 맞대결이었다. 황의조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골문 가운데를 노려 찼다. 공이 김진현 다리에 슬쩍 걸렸으나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황의조의 리그 6호 골. 황의조는 전반 추가 시간 요니치와 신경전을 벌였고, 야마시타 타츠야와 몸싸움 중 경고를 받기도 했다.

황의조 골
황의조가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뜨린 뒤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한국인 5명이 누빈 후반, 감바의 집념이 앞서다

활활 타오르는 오사카 더비는 후반 정점에 달했다. 장면 하나하나에 양 팀 수장의 동작도 커졌다. 세레소 반격을 막아서던 감바는 후반 10분 후지하루 히로키의 왼쪽 크로스를 후지모토 준고가 문전 헤딩으로 연결한 공이 세레소 오른쪽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장내 탄식이 흘렀다. 후반 16분엔 세레소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마츠다 리쿠가 오른쪽에 낮게 차올린 공을 다카키 토시유키가 달려들며 왼발로 슛을 시도했으나 골문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후반 33분엔 다시 선제골의 주인공인 감바 황의조가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공을 김진현이 잡아냈다.

세레소가 총공세를 펼쳤지만 오재석이 버티는 감바 수비는 이전과 다르게 견고하게 맞섰다. 답답한 흐름에 윤 감독은 후반 37분 2선의 야마무라 가즈야를 빼고 공격수 양동현을 투입해 반격에 나섰다. 오사카 더비에 다섯 명의 한국인이 서는 진풍경이었다. 하지만 승부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세레소가 전방에서 강한 압박으로 몰아붙였으나 감바의 투혼이 빛났다. 2선의 마테우스서부터 몸을 던지며 세레소의 슛을 막아냈다. 스기모토, 가키타니의 연이은 슛도 골문을 외면했다. 결국 감바가 추가 시간 5분까지 잘 지켜내면서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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