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롯데 듀브론트, 머리 좀 쓸어넘기고....
롯데 듀브론트가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롯데와 LG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직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다섯번째 등판에서도 나아진 모습은 그닥 보이지 않았다. 롯데 1선발 펠릭스 듀브론트(31)의 행보가 최악으로 치달을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듀브론트는 지난 19일 사직 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삼성과 정규 시즌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4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 방어율 9.68로 부진한 듀브론트로선 삼성을 상대로 좋은 피칭을 보여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야 했다. 롯데도 듀브론트가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조원우 감독은 지난 17일 듀브론트와 개별 면담을 갖기도 했다. 당시 조 감독은 “듀브론트가 경기에서 좀 더 공격적으로 던졌으면 좋겠다. 본인이 점수를 안주려다보니 계속 승부를 어렵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긴 이닝을 끌고가려면 공격적인 피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롯데는 18일 경기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불펜 투수들의 피로도가 높아 듀브론트가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줘야 했다.

이날 듀브론트는 올시즌 최다 투구수인 124구를 던지며 6이닝 9안타 4실점(3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하지만 피칭 내용은 희망보단 실망이 더 컸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9㎞까지 나왔지만 평균 140㎞대 중반에 머물며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고, 변화구의 제구도 흔들리며 타자들의 배트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볼넷도 5개를 내줬고 6회까지 삼자범퇴가 한 차례도 없었다. 삼성 타자들이 기회를 잘 살렸다면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반복됐다. 투수가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니 야수들도 덩달아 흔들렸다. 4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포수가 공을 뒤로 빠뜨리면서 추가점을 내줬고, 유격수 문규현은 이원석의 평범한 뜬공을 잡지 못하는 어이없는 실책을 저질렀다. 5회와 6회에도 모두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 없이 막은 것이 이날 경기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마운드 위에 서 있는 듀브론트를 바라보는 조 감독과 김원형 수석코치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듀브론트가 이정도로 부진할 거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커리어에 스프링 캠프에서도 위력적인 투구를 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대권을 노리는 롯데의 행보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듀브론트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되어버렸다.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특색이 보이지 않는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 초반 몇 경기까지는 낯선 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여겨지기도 했지만 부진이 거듭되면서 환경보다는 기량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지고 있다.

듀브론트의 5경기 등판 성적은 승리없이 4패, 방어율 8.37이다. 롯데는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듀브론트가 살아나길 기다려줄 여유가 별로 없다. 추후 등판에서도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듀브론트와 롯데의 동행은 새드 엔딩이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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