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디비

[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래퍼 블랙넛을 모욕죄로 고소해 재판 과정을 밟고 있는 키디비의 지금 심경은 어떨까.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는 상태라는 게 변호사의 설명이다.

19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513호 법정에서 키디비와 블랙넛의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는 증인 키디비는 불출석했고, 블랙넛은 출석해 신문을 받았다.

키디비의 변호인은 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참석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이라 출석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공판 종료 후 키디비 측 법률대리인은 “블랙넛이 했던 행위가 모욕죄가 아니라고 주장하면 힙합의 디스 문화라고 할텐데 디스라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약간 퇴색이 됐고, 특정인을 지목해서 조롱하고 비난하는 것이다. 이 내용들은 모욕죄의 구성 요건이다”라고 모욕죄에 대해 설명했다.

피고인의 주장을 두고 “디스 문화라고 하면서 모욕죄를 부정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여러 차례 모욕했고, 피해자가 지난 2016년 모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런 가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도 했으나 이후에도 성적 가사를 담은 노래를 내고, 성적 행위를 연상케 하는 퍼포먼스 등을 했다. 이는 ‘묻지 마 범죄’라고도 할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불출석한 키디비의 상태에 대해서는 “현재 키디비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대인 기피증 등 복합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앨범 활동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활동도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악플러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며 2차 피해도 언급했다. 법률대리인은 “SNS 활동을 하면 바로 악플이 달린다”면서 “피고인이 노래를 발매한 후부터 악플러들에게도 계속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블랙넛의 변호인은 지난달 열렸던 1차 변론 때와 마찬가지로 모욕죄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 측은 “가사를 쓴 건 맞지만 키디비를 모욕할 의도가 없었다”라며 모욕죄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모든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해당 행위가 고의로 하지 않았기에 모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덧붙여 “행위를 했지만 행위 자체는 모욕하려고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모욕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제가 된 ‘투 리얼’이라는 노래 가사에 대해 블랙넛의 변호인은 “피해자가 가사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듣고 싶다. 본인이 직접 모욕이라고 느낀 것이기 때문에 직접 진술을 들어봐야 한다”라며 키디비가 출석해 증언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키디비 출석을 다시 한 번 권하며 다음 기일을 잡았다. 다음 기일은 오는 5월 17일 오후 2시 30분이다.

한편 블랙넛은 자신이 만든 곡 ‘투 리얼’에서 키디비를 겨냥한 성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가사에는 ‘물론 이번엔 키디비 아냐. 줘도 안 X먹어’ ‘솔직히 난 키디비 사진 보고 XX 봤지’ 등의 성적 발언이 담겨 있다.

키디비는 블랙넛이 발표한 곡 일부 가사가 성희롱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5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블랙넛의 앨범 발매 행위 등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통신매체 이용 음란)위반, 예비적으로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1차 고소했다. 이후에도 블랙넛이 공연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모욕적인 행위를 한 것에 대해 모욕죄로 2차 고소한 바 있다. 지난 3월 15일 첫 번째 공판기일에 블랙넛은 “키디비를 모욕할 의도가 없었다”며 모욕죄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heilie@sportsseoul.com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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