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박주영 머리 쓰다듬는 황선홍 감독, \'잘 해 보자!\'
황선홍 서울 감독이 부임 직후인 지난 2016년 6월27일 경기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마친 뒤 첫 훈련 하면서 박주영의 머리를 쓰다듬는 등 격려하고 있다. 구리 | 박진업기자

[구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하지 말라고 분명히 얘기했다.”

지금까진 문제 없지만 재발할 경우 책임 묻겠다는 게 황선홍 서울 감독의 생각이다. 서울 미디어데이가 열린 19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엔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서울의 간판 공격수 박주영이 SNS에 올린 글 내용이 큰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황선홍 감독이 처음 입을 여는 시간이 미디어데이였다. 황 감독은 일단 박주영을 감싸 안았다. 여러 추측들을 일축하며 21일 오후 2시 열리는 대구와 홈 경기 승리에 매진할 것을 선언했다. 그렇다고 마냥 온화하진 않았다. SNS 문제가 또 불거질 경우엔 문책할 뜻을 숨기지 않았다.

황 감독은 이날 “개인적인 의견을 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팬들과 소통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다만 메시지가 힘이 됐으면 한다”며 “(박주영의 글이)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정적 시각으로 볼 수 없다. (박주영이)베테랑이기 때문에 팀에 대한 생각이 많았을 것”이라고 배려하는 태도를 드러냈다. SNS 논란의 발단은 서울이 지난 14일 울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서울이 0-1로 패한 뒤부터였다. 이날 18명의 출전 명단에도 들지 못한 박주영이 울산전 직후 SNS를 통해 “2년 동안 아무 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적은 것이다. 2016년 부임한 황 감독을 비판한 것 아니냐는 팬들의 시선이 컸다. 박주영이 이틀 뒤인 16일 “오늘 나는 팀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가 되었다”며 “올바른 방향으로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그런 선수는 되고 싶지 않았다”고 SNS를 다시 올렸고, 이게 18일 언론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파문이 커졌다.

2005년 입단, 서울의 심장과 같은 스트라이커 박주영과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 출신 황 감독 사이의 불화설이 나돌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황 감독은 박주영을 존중하며 논란 진화에 힘썼다. 그는 “박주영과 개인적인 의견 충돌은 없었다. 팀이 좋지 않으면 여러 문제들이 불거질 수 있다”며 “승리하지 못하는 것들이 우릴 어렵게 하는 이유인 것 같다. 합심하면 반등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은 올시즌 1승3무3패로 1부리그 12개 구단 중 10위에 머무르고 있다. 황 감독은 이런 논란의 근원이 부진한 팀과 팀을 이끄는 자신에게 돌린 것이다.

다만 황 감독이 이런 의견 표출을 마냥 둘 생각은 없다. 그는 강경한 어조로 “하지 말라고 분명히 얘기했다.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자고 했다”며 “다음에 이러면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시즌 초에 얘기했고, (박주영이 SNS를)올린 다음에 똑같은 말을 또 했다”고 밝혔다. 팀의 단합을 호소하면서 강한 경고의 메시지도 함께 보낸 셈이다.

지난 17일 인천과 2군 경기에 나섰던 박주영은 이날 자신보다 유일하게 나이가 많은 곽태휘와 함께 그라운드로 걸어들어가며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황 감독의 메시지에 선수들이 모두 박수치며 훈련을 시작하는 등 겉으로 보는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박주영의 SNS로 비롯된 팀 내 불협화음이 치유되는가, 더 확산되는가는 지금부터 지켜봐야 한다. 급한 불만 일단 꺼 놓은 게 서울의 현실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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