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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JK 김동욱이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는 가수다. 목소리의 지문인 성문(聲紋)을 그려낼 수 있다면 JK 김동욱은 누구보다 진할 것이다.

JK 김동욱이 최근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첫 EP 앨범 ‘더 북 오브 존:Part 1’(THE BOOK OF JOHN:Part 1)을 공개했다. 이번 앨범은 앞으로 JK 김동욱이 풀어낼 음악에 대한 프롤로그에 가까웠다. 2002년 첫 정규앨범을 내고 가수로 이름을 알린 JK 김동욱은 그동안 다양한 앨범과 음악 예능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선보였지만 아직도 음악에 대한 짙은 갈증을 토로했다.

-생애 첫 EP 앨범을 내셨다.

사실 정규 앨범을 내고 싶었는데 혼자 투자도 하고 자체적으로 진행을 해야 하는데 EP라는 것, 미니앨범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개념의 결과물을 해보고 싶어 추진했다. 지난해부터 싱글로 발표했는데 작업물에 목이 말라 있었다. 올해에는 프로젝트성이나 싱글 등 다양한 작품을 많이 발표하려고 하는데 기분이 좋다.

-앨범 타이틀이 ‘더 북 오브 존’(THE BOOK OF JOHN)이다.

존은 어릴때 성당을 다니면서 얻었던 세례명이고 이민생활을 하면서 쓴 영어 이름이다. 무언가 캐나다에서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웠고 다양한 장르로 폭을 넓히면서 관심을 가졌다. 초심은 말이 안되는 것 같고 그때부터 겪은 것, 내이야기를 조금씩 음악에 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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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리마인더’는 엠비언트 팝(Ambient pop)이라는 장르의 곡으로 1996년 불의의 사고로 떠난 절친을 위한 추모곡이기도 하다.

어릴적부터 친한 친구가 1996년 7월에 군 복무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 친구 있지 않느냐. 세상 착하고 무언가를 해도 잘 될 것 같은 친구였는데 세상을 떠나 시련을 겪었다. 나 역시 이민생활 초창기라 학교 다니는 것도 녹록지 않았고 부모님도 하루종일 풀타임으로 일을 하는 시기였다. 이민 온 후 4년이 된 7월 28일 소식을 듣고 한국을 찾았는데 방황을 하기도 했다. 무언가 이렇게 살기에는 그 친구의 죽음에 대해 아닌 것 같아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때 느낌은 지금 많은 시간이 지나서 마음 한쪽에 놓고 생각하고 있지만 첫 정규앨범에서도 이야기를 담았고 이번앨범에는 오롯이 써내려갔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데 내 슬픔의 시작이 어떤지 이야기 해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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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인 기획사를 차리고 2년여의 공백기를 거친 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회사를 나오고 처음에는 대형기획사를 소개를 받기도 했는데 내가 귀가 얇아서 그런지 주변에서 ‘오히려 적응하기 힘들지 않나’해서 혼자 시작하게 됐다. 홍보나 마케팅 등 기획사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넓지만 힘들더라고 직접 체험해 보고 싶었다. 그 동안 누가 챙겨주던 밥도 내가 차려 먹어 보고자 했다. 음악의 결과물이나 방송을 통해 알려진 이미지가 있다. 그런 것이 모두 내 안의 있는 이미지이기도 하지만 내가 가야할 길인지, 음악의 방향인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 기존 방송에서도 계속 섭외가 왔지만 경연에 관련된 프로그램은 멀리하고 싶었다. 조금 더 내 음악을 좀 더 많이 발표하고 싶었다. 그런 시간이 2년 중 일년 반이 아닐까 싶다. 결정을 잘했다기보다는 내가 한 행동에 대해 후회는 없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는가.

2년 넘게 공백기 동안 작업실도 만들었고 곡 작업을 많이 했다. 영감이 있을때 만들어 놓고 저장해놓곤 한다. 낼 곡이 많이 있지만 새로운 곡도 계속 만들고 있다. 올해 목표가 다작인데 과거에는 시기적인 것이나 계절에 영향을 받았다면 이제는 그런것에 개의치 않고 내가 내고 싶은 음악이 생기면 바로바로 내려고 한다. 재즈 앨범이나 캐럴도 생각하는데 최대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JK 김동욱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천차만별이다.

첫 앨범으로 저를 알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음악의 과정과 변화를 알고 있다. 결과물이 나오면 그 부분을 통해 말씀 드리고 싶다. 반면 10~20대는 시작점이 다르다. ‘나가수’에서 ‘조율’이나 ‘비상’을 부르는 것을 보고 알고 그 자체로 그칠 수도 있다. 과거도 중요하지만 현재 지금의 내가 음악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가수이기에 어떻게 들려줘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도 즐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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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꾸준히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다.

처음 회사에 들어간 것부터 운이 좋았다. 준비하던 다른 친구들에 비해 빨리 나왔다. 대형기획사였다면 1~2집 활동이 끝나고 다음 앨범도 그런 앨범 톤을 하려고 했을텐데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주셨다.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은데 알고 있는 지식에 비해 하고 싶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많다.

-재즈장르에 대한 애정이 많다. 2011년 재즈 프로젝트 트리오 ‘지브라’를 결성해 앨범을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명곡을 재해석한 2번째 재즈 앨범”Basement Claxxic”(Studio Live)를 공개했다.

재즈라는 장르를 하고 싶었다. 오랫동안 연주나나 싱어로 해온 것은 아니지만 앨범으로 발표해보고 싶었다. 곡에 대해 그르치지 않아 좋다. 연주자들이 곡이 가지고 있는 느낌을 뜯어고치지 않는다. 또 곡에 대한 예의 같다는 느낌도 있다. ‘베이스먼트 클래식’은 내 지하 작업실 이름이기도 한데 재즈는 우리나라에서도 항상 관심이 있는 장르다. 개인적으로는 블루스도 함께 표현해보고 싶다. 사실 많은 분들이 나와 한번은 해보고 싶어 하신다. 믿어 주시는 것인데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함께 작업을 하면서 많이 배워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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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 김동욱은 그 자체로 트렌디하지만 자신만의 클래식이 존재한다.

트렌디한 것을 좋아하지만 똑같이 가는 것은 힘들것 같아 기존에 안해봤던 것은 구성을 해도 내 스타일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만들어보면 다른 친구보다 감각적으로 앞서 있다고 하는데 노리는 것은 아니다.(웃음) 작업을 하면서 특별한 것은 없다. 혼자 스케치하고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데 마치 어릴적 친구들이 재미나게 노는 것처럼 연주자들이 와서 재밌게 놀다 간다. 사실 만드는 것은 재밌는데 실제 무대위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 힘들다.

-음악을 소비하는 패턴과 성향이 달라지고 있다.

차트를 점령하거나 아런 것에 대한 기대는 안한다. 지브라 같은 경우도 ‘나가수’로 관심을 받을때 했고, 공짜로 다운로드를 받게 해서 그런지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서 전곡이 나오기도 했다. 차트에 올라가고 사람들이 듣냐 듣지 않느냐가 아니라 어디선가 누군가 내 음악이 들려오는 자체가 기분이 좋다. 얼마전 ‘리마인더’에 대한 리뷰를 봤는데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대신 내가 만든 앨범이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인정받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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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예능에 대한 생각은 없는지. 신비주의 가수라는 말도 있다.

거부하는 것은 아닌데 아직 회사 시스템이 다 챙기기가 어렵다. 또 의외로 저에 대한 평가가 데뷔만 빨리해서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가수인데 ‘선배는 음악에 목숨을 걸고 살아간다’거나 어려워 하는 것이 느껴진다.

-2011년부터 울산방송(UBC)의 ‘뒤란’이란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라디오 DJ를 굉장히 해보고 싶었다. 캐나다에 있는때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비디오로 빌려서 보던 세대다. 막연하게 저 무대에 올라가고 싶다는 것이 먼저였고 음악하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소개해 주는 것도 좋았다. ‘뒤란’은 당시 공석이었는데 경험이 없었는데도 그쪽에서 흔쾌히 승낙해줬다. 처음에는 뭘해야 될지도 몰랐다면 지금은 왔던 친구들도 오고 즐겁게 진행하고 있다.

-JK 김동욱의 다음이 궁금하다.

우리 가요계에서 활동을 오래하고 나이도 있고 후배들이 많은 위치에 와 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은데 다른 나라 시장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위스 재즈 페스티벌도 초대를 받아 가기도 하고 실제로 의뢰가 오기도 한다. 해외 공연을 가면 현지 엔지니어와 이야기를 하는데 다른 가수와 노래하는 것이 다르고 목소리가 유니크하고 처음 접한다고 하시는데 굉장히 기분이 좋다. 쉽지 않지만 외국 페스티벌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다. 외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의 음악의 느김이 어떨지 도전하고 싶다. 많이 다니면서 작은 무대라도 내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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