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한 권정혁. 이용수기자 purin@sportsseoul.com


'리와人드'는 되감는다는 영어 단어 '리와인드(rewind)'와 사람을 뜻하는 한자 '人'을 결합한 것으로서, 현역 시절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의 과거와 현재를 집중 조명하는 코너입니다.<편집자주>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국내 1호 유럽리그 진출 골키퍼, 한국 프로축구(K리그) 통산 최장거리 득점자.


국내 축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지닌 골키퍼를 꼽으라면 단연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한 이운재(현 수원 삼성 골키퍼 코치)나 김병지(현 스포티비 축구 해설위원)를 떠올린다. 그러나 화려한 수식어의 주인공은 권정혁(39)이다. 그는 2016년까지 프로 무대를 누빈 뒤 지난 시즌 K3리그 베이직 의정부FC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제2의 삶 출발점에 선 권정혁 '축구교실, 마케팅, 에이전트까지'


아무도 개척하지 않았던 핀란드리그에 도전했던 것처럼 권정혁은 또 다른 도전대 앞에 섰다. 과거 한 구단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과 '스포츠윈도우'라는 회사를 차렸다. 그는 축구교실부터 마케팅, 에이전트 업무까지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한국 축구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지도자로서도 계속 활동 중인 권정혁은 두 달 남은 2018 러시아 월드컵 관련 여행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축구 팬이 참여하는 당초 기획에서 틀어지긴 했다"면서 "러시아가 여행하기 힘든 곳이기에 선수 가족 위주로 진행하려고 한다. 우리나라 경기 위주로 프로그램을 계획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권정혁이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용수기자 purin@sportsseoul.com


◇K리그 겨울 이적시장 뜨겁게 달군 에시엔 이적설


권정혁은 회사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축구판에서는 여전히 능숙했다. 그는 지난 1월 K리그 겨울 이적 시장을 반짝 뜨겁게 달궜다. 권정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FC에서 10년 뛴 마이클 에시엔(가나)이 K리그 이적을 타진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가 한때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던 선수와 연락할 수 있었던 건 핀란드리그 경험 덕분이었다.


권정혁은 "핀란드리그 첫해 입단 당시 동기들이 19~21세의 어린 흑인 선수들이었다. 그 선수들과 친분을 꾸준히 유지했다. 유럽에서는 흑인 선수간 연대가 끈끈하더라. 그래서 유명한 선수까지 이어지더라. 옛동료의 친구가 에시엔을 추천해줘 이적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인으로서 에시엔의 경기력을 보고 판단했다. 내가 인천에서 뛸 당시 30대 중반이던 김남일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에시엔은)충분히 팀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선수였다"며 "빅네임의 선수가 오면 K리그 전체적인 틀에서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돼서서 이적을 진행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시엔의 이적 타진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축구팬은 뜨겁게 반응했다. 한 구단의 유니폼과 합성한 사진까지 만들며 그의 이적을 반겼다. 그러나 이내 그의 이적 진위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에시엔이 뛰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도 이적설을 부인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권정혁은 "에시엔은 계약 조항에 따라 언제든지 K리그 이적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미 에시엔과 그의 부인과도 연락했다. 아마 페르십 반둥 소속이었기에 이적을 부인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권정혁은 에시엔의 국내 이적을 타진하기 위해 여러 구단과 접촉했다. 하지만 에시엔의 기량을 의심하는 구단도, 많은 나이에 우려를 표하는 구단도 있었다. 무엇보다 K리그 최고 수준의 몸값은 각 구단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권정혁은 "지금은 에시엔의 이적을 접은 상황이다. 국내에서 원하는 구단이 없어 다시 타진할 생각은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당시 새뮈엘 에투(카메룬)의 이적도 검토했으나 국내에서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제시해 포기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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