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보고 돈도 벌려다 신세 망친 얌체도둑


백수건달이 극장 구내매점을 털다가 용산서에 잡혔지.



5일 밤8시 이(李)모군(20·경남(慶南) 양산(梁山)군 물금(勿禁)면 )은 이태원(梨泰院)동 T극장에『사랑할 때와 죽을 때』란 영화를 보러갔는데 그만 잠이 들어 버렸어요.


단잠을 깨고보니 극장 안이 텅 비어서 어슬렁어슬렁 어둠 속을 나오다가 매점을 발견하고 생각이 달라졌던 것인지 은하수 12갑, 신탄진 80갑, 청자 9갑등 7천3백50원어치와 현금 1천9백원등 모두 9천2백50원어치를 훔쳐 창문으로 도망쳤다는 거야.


이 때가 새벽 4시20분쯤 됐는데 마침「택시」가 있어서 그걸 타고 남산(南山)으로 갔다가 불심검문에 걸려 들통이 나 버렸지.


<서울신문 제공>


스포츠서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 주>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