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KIA 김기태 감독의 \'쓰담쓰담\', 세현아...수고했다~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한 뒤 터프 세이브를 지켜낸 김세현의 머리를 쓰다듬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김세현이 삭발을 했다. 지난 1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역전패 한 뒤 스님처럼 깎았다.

넥센에 있을 때부터 마음을 다잡을 때 종종 삭발을 했다. 마무리로 낙점된 2016년에는 스프링캠프부터 남다른 의지를 드러내 그해 세이브왕(36세이브)에 올랐다. 삭발 할 때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한 번씩 밀면 시원하다”며 말을 돌렸다. 에이스 양현종이 등판한 날 3연패에 빠져있던 팀이 반등할 기회를 자신이 날렸다는 미안함이 담긴 표정이었다. 늘 “KIA 마무리라는 수식어보다 투수 김세현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게 목표”라고 밝혔던 만큼 스스로 각성할 전환점을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눈길을 끈 대목은 동료들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개막 초반이기도 하고 팀 분위기가 생각만큼 나쁘지 않기 때문에 삭발결의를 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 무엇보다 KIA 김기태 감독이 선수들이 삭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김 감독 스스로도 LG 사령탑 시절 스님처럼 머리를 깎고 나타나 선수들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다 큰 어른들이 단체로 삭발한채 나타나는 모습은 팬이 보기에도 좋지 않다”며 단체 삭발 자제를 당부했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팀이 연패에 빠지거나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싶으면 앞 다투어 삭발로 결의를 다지는 문화가 있었다. 팀내 베테랑 한 명이 삭발을 하고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후배들이 동참하는 분위기였다. 한때는 선수단이 언제 삭발할지를 예측할 수 있을정도로 유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다고 안되던 야구가 되는게 아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세현 처럼 스스로 마음을 다잡겠다는 의지로 삭발하는 것까지는 말리지 않지만 단체 삭발은 가급적 자제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구단의 한 선수는 “삭발해서 야구를 잘 할 것 같으면 매일 (머리까지)면도하고 구장에 나올 것”이라며 웃었다. 결연한 마음은 존중하지만 성인이자 가장이기 때문에 스포츠 형태의 단정한 헤어 스타일 정도로 암묵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때문에 김세현의 삭발 헤어스타일이 본인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시그니처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