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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월드컵 진출의 원동력은 짠물 수비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5~6위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5위에 오르며 내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하며 아시아의 강자임을 증명했다.

1승 2무를 거두고도 다득점에서 밀려 조별리그 B조 3위에 머물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건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만족할 만한 대회였다. 월드컵 8강 전력으로 평가 받는 호주, 일본을 상대로 무실점 무승부를 거뒀다. 호주의 경우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일본전에서 한국은 더 좋은 경기를 했다. 공격적으로 기회를 많이 만들었고, 일본을 괴롭혔다. 한 수 아래인 베트남, 필리핀전에서는 각각 4-0, 5-0 대승을 거뒀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4경기 무실점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실점하지 않은 팀이다. 조별리그 세 경기와 5~6위전을 거치면서 강력한 수비 조직력을 보여줬다. 단순히 골만 안 먹은 게 아니다. 호주와 일본을 상대로는 몇 차례 위험한 장면에 노출되기도 했지만 매 경기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을 감안하면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한 수비였다.

김도연-임선주, 두 센터백은 어느 때보다 안정감 넘치는 플레이로 뒷문을 지켰다. 인천현대제철에서 호흡을 맞추는 두 선수는 찰떡 궁합을 자랑하며 아시아 최고 수준의 수비를 보여줬다. A매치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답게 뒤에서 경기를 조율했다. 골키퍼 윤영글도 큰 실수 없이 제 몫을 했다. 부동의 1번이었던 골키퍼 이정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활약이었다.

왼쪽 풀백 장슬기는 숨은 MVP였다. 공수에 걸쳐 경기 내내 맹활약했다. 공격수 출신답게 활발한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웬만한 선수보다 더 날카로운 공격력도 보여줬다. 오른쪽 풀백 김혜리도 안정적으로 측면을 지켰다. 윤 감독은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미드필더 조소현을 오른쪽 풀백으로 활용했는데 이 작전도 적중했다. 호주의 강력한 왼쪽 공격을 틀어막으며 무실점의 원동력이 됐다.

경기에 따라 다르게 수비 컨셉을 가져가는 모습도 좋았다. 호주전에서는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집중하는 전술이었다. 일본을 상대로는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며 공을 빼앗아 공격을 시도하는 작전이었다. 상대에 맞춰 유연하게 전술 변화를 가져가는 상황에서 얻은 전 경기 무실점 기록이라 의미가 더 크다.

4경기 2승 2무 9득점 무실점이라는 좋은 성적을 손에 넣은 대표팀은 자신감을 갖고 월드컵에 갈 수 있게 됐다. 최대 목표였던 우승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여러모로 얻은 게 많은 대회였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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