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SK 와이번스 선발 김광현이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8회 김태군의 희생 번트 타구를 직접 잡아 2루로 송구해 병살로 잡은 뒤 주먹을 쥐고 있다. 문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돌아온 토종 에이스 김광현(30·SK)의 ‘쇼 타임’이 시작됐다.

김광현은 지난 15일 홈에서 NC를 상대로 6.2이닝을 던지며 5삼진 무실점으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4번의 경기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투구수도 92개로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또한 올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이기도 했다. 1회 만루 위기를 탈출한 뒤 이렇다 할 위기 없이 깔끔한 피칭을 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6회에도 큰 위기가 없었고,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판단이 들어 힘껏 던졌다. 지난 경기까지는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지만 오늘 경기를 통해 앞으로 등판 경기에서 더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은 내 모습을 어떻게 봤을지 모르겠지만 교체되기 전까지 체력적으로 크게 힘들지 않았다”며 자신의 몸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2016시즌 후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은 김광현은 지난해를 온전히 재활로만 보냈다. 완벽한 몸상태로 복귀하기 위해 구단이 정해준 스케줄에 따라 착실히 재활에 임했고 큰 문제 없이 예정대로 2018시즌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다. 1년을 쉬었지만 강력함은 살아있었다.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는 여전했고 주무기 슬라이더의 예리함도 살아있었다. 지난달 25일 복귀 후 첫 등판을 가진 김광현은 5이닝 6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승리의 기세는 다음 등판까지 이어졌다. 31일 한화전에서도 5이닝 5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하지만 4월 가진 첫 번째 등판에서 흔들렸다. 8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3이닝 동안 7안타(2홈런) 6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며 패전투수가 됐다. 선발 투수가 패전을 떠안는건 흔히 있는 일이지만 수술 후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광현에겐 이날 부진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 하지만 김광현은 다음 경기에서 보란듯이 자신을 향한 일말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재활 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김광현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수술에 따른 후유증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김광현에게 그것은 단지 핑계에 불과할 뿐이다. 몸상태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부진한 것은 단순 컨디션 난조라는 것이 김광현의 설명이다. 김광현은 “투수가 매번 잘 던질 수 만은 없다. 부진한 것은 단순 컨디션 문제다. 수술을 하고 난 뒤 첫 해이기 때문에 못던졌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 지난 경기(삼성전)도 개인적인 컨디션 문제였지 수술에 대한 여파는 전혀 아니다. 팔상태가 수술전과 다를 바 없이 좋다. 투구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앞으로 다른 선발 투수처럼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피칭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김광현의 이닝과 투구수를 꾸준하게 체크하고 있다. 앞으로 경기에서 구속이 점점 올라가고 지속된다면 앞으로 100개까지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광현은 “이날 경기에서도 100개까지 던질 수 있는 힘은 있었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짜주신 플랜대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피칭을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술 후유증에 대한 부담감도 김광현에겐 남의 나라 얘기다. 김광현은 “복귀 후 첫 경기 땐 부담감이 있었다. 캐치볼 할 때도, 처음 공을 던질 때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벌써 4번째 경기를 치렀고 몸상태도 좋아지고 있어 부담이 없다. 부담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면 불안한 마음 상태로 투구를 할 수 있어 처음부터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했다. 지금은 전혀 부담감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자신감 넘치는 김광현의 존재감이 SK에 무한한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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