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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e스포츠팀’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 락스 타이거즈가 정해승(앞줄 왼쪽에서 네번째) 단장이 기념촬영에 응했다.  제공 | 한화생명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한화생명(대표 차남규)이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임팀 락스 타이거즈로 e스포츠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한화생명은 16일 LoL 프로게임단인 락스 타이거즈 인수해 ‘한화생명 e스포츠(HLE, Hanwha Life Esports)’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다고 밝혔다. e스포츠에 다양한 기업에서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지만, 금융기업이 e스포츠 팀을 창단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1월 락스 타이거즈와 스폰서십을 체결, 유니폼에 한화생명을 노출하며 선수단의 활동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e스포츠에 대한 가능성을 파악하고 프로게임단 창단을 통해 더 가깝게 e스포츠팬들에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1946년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 생명보험사다. 지난 2003년 한화그룹이 인수했으며 2012년 10월에 한화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화생명은 한화그룹의 주력사로 자산규모 120조원의 국내 생명보험 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역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화생명의 이미지는 매우 보수적이다.

한화생명은 이렇듯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고 e스포츠 관람객의 주 연령층이 10~35세(79%)로 미래의 고객이 될 수 있는 젊은 층과의 소통을 위해 ‘LoL’ 게임단 인수를 결정했다. 또한 LoL을 즐기는 전세계 1.9억명의 팬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글로벌마케팅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현재 프로스포츠 종목으로 야구와 골프를 후원하고 있다. e스포츠는 한화그룹이 지원하는 제3의 프로스포츠다. 국민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프로야구다. 지난 1986년 빙그레 이글스를 인수해 프로야구 시장에 들어왔다. 2011년에는 골프단을 창단해 현재 김인경, 윤채영, 이민영, 지은희, 노무라 하루(한국명 문미경), 신지은 등 굵직한 여성 골퍼들을 후원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e스포츠 게임단 창단은 금융기업으로서 첫번째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2000년대 중반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시절 신한은행이 팀 창단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팀 운영보다는 프로리그를 후원하는 쪽을 결정하면서 아쉽게 금융권의 e스포츠 진출은 늦춰졌다. 이어 2007년에는 하나은행이 팬택엔큐리텔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메이드와의 인수전에서 밀리며 금융권 팀 창단이 무산됐다.

그리고 11년이 흐른 2018년에 한화생명이 금융권으로는 처음으로 e스포츠 팀을 갖는 기업이 됐다.

한화생명 측은 “스폰서 계약을 지난해 말에 진행해 올해 LCK 스프링에서 락스 타이거즈 후원 노출이 됐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며 “2주전 인수 계약이 마무리됐지만 플레이오프 기간과 겹쳐 조금 늦게 발표를 하게 됐다”고 뒷이야기를 풀어놨다.

금융 기업의 e스포츠 시장 진출에 대해서 e스포츠 업계에서는 매우 반기는 분위기다. 금융권의 경우 보수적인 부분이 많지만 각 사마다 경쟁의식이 있어 한 곳에서 팀을 만들면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배구나 농구단에 금융권이 많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한화생명의 e스포츠 진출은 업계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생명 e스포츠의 정해승 단장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중심으로 e스포츠가 새로운 주류 문화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창단을 통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삶에 생동감을 더하는 한화생명만의 ‘라이프 플러스 문화’를 창출할 것”이라며 “기존 e스포츠 구단과는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장기적인 지원을 통해 e스포츠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생명e스포츠단은 하반기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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