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KIA 최형우, 나지완 적지사에...웃겨 죽네~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7회 대타 나지완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든 뒤 미소짓고있다. 광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리드오프 같은 4번타자를 꿈꾼다.

KIA 최형우(35)가 신개념 4번타자로 변신 중이다. 해결본능보다 팀 득점력 향상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타선 전체에 시너지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최형우는 13경기를 치른 9일 현재 타율 0.408(3위) 20안타(공동 2위) 3홈런 8타점 11득점(공동 5위)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 0.482(4위), 장타율 0.633으로 OPS 역시 1.115(7위)로 높다. 4번타자보다 테이블세터인 1,2번타자에 가까운 지표다. 6번타순에 포진한 안치홍이 16타점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형우의 인식 변화를 수긍할 수 있다.

13경기에서 87점을 낸 KIA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6.7점이다. 이 중 86점을 타점으로 만들어냈다. 득점권 타율이 0.289로 3위에 머물러있지만 타선의 연결이 매우 원활하다. 타점과 득점뿐만 아니라 팀 타율(0.317)과 출루율(0.383) 부문 역시 1위로 올라섰다. 각 타순에 있는 타자들이 순서가 아닌 제 역할에 집중하기 시작했는데 최형우가 그 선봉에 서있다

[포토] \'3호 홈런\' 버나디나, 최형우에게 홈런의 기운을~!
KIA 타이거즈 버나디나가 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4회 동점을 만드는 솔로 홈런을 쳐낸 뒤 후속 타자 최형우와 세리모니를 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최형우는 “출루와 득점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개인적인 목표를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팀이 승리하는 게 먼저다. 욕심을 내기보다 타선이 워낙 좋기 때문에 연결한다는 의식이 더 강하다. 경기 시작 직후에만 4번타자이지 이닝을 거듭할수록 누구든 1번, 4번 타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실패한 30홈런 고지를 다시 밟겠다는 의욕도 강하고 3할 30홈런 100타점도 이어가고 싶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라 욕심보다 현실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형우는 주자 없을 때 타율 0.480(25타수 12안타)을 기록해 주자가 있을 때(타율 0.333)보다 더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출루율도 주자가 없을 때 0.519에 달해 찬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무사 상황에선 타율만 0.560에 달한다. 개막 초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고전하던 중에 장타보다 출루에 포커스를 맞추고 나쁜 공을 참아내기 시작하면서 2할대까지 떨어진 타율을 4할대로 끌어 올렸다. 선구안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타자인 최형우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버리자 팀 성적도 함께 상승 중이다.

[포토] KIA 최형우, 나지완...투런포에 환한 미소~!
KIA 타이거즈의 나지완이 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8-4로 앞선 8회 투런 홈런을 쳐낸 뒤 선행 주자 최형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올해 KIA 타선은 1번타자와 9번타자의 경계가 희박하다. 최형우 뒤에 포진한 나지완과 안치홍이 해결사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데 4번타자 앞에 포진한 로저 버나디나와 김주찬도 만만치 않은 화력을 뽐내고 있다. 폭발적인 타격으로 주목받고 있는 안치홍은 “타격에 관한 확실한 철학을 가진 선수들과 같은 라인업에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뒤쳐지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생긴다. 형들이 다 치는데 나만 못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생각이 선의의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지표를 끌어 올리려고 욕심내기보다 경기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전체적으로 시너지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형우는 “내가 부진해도 팀이 이기면 기분좋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주자가 없을 땐 리드오프로, 주자가 있더라도 타격감이 나쁠 때에는 후속타자에게 기회를 이어준다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야무지게 휘두른다. 흔들리던 타선에 중심을 잡아준 최형우가 디펜딩챔피언의 통합 2연패 희망을 키우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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