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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싱어송라이터 임수연의 이름 앞엔 강렬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바로 ‘주현미의 딸’이다. 하지만 어머니 주현미 이야기가 나올 때 그는 ‘복잡한 심경’이 된다.

최근 만난 임수연은 “엄마는 ‘임수연의 1호팬’이에요. 엄마를 사랑하고, 부모님이 자랑스러워요. 하지만 누군가의 딸이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 내 인생에서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시선이 왜곡될 때 속상해요. ‘엄마가 펼쳐 놓은 길을 따라가면 되겠다’는 말을 듣는데 엄마는 그냥 멀리서 응원만 해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최근 발표한 두번째 싱글앨범 ‘아임 오케이’에는 주현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 임수연과 주현미의 공통점은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 뿐이다. 임수연은 새 앨범 타이틀곡 ‘아임오케이(I’m Okay)‘를 통해 몽환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며 슬픈 감성을 들려준다. 다른 수록곡 ’기억할게’, ‘해피엔딩’은 모두 장르와 분위기가 다르다. 그는 3곡 모두 작사했고, ‘해피엔딩’은 작곡도 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 면모를 보였다.

새 앨범에 대해 임수연은 “지난해 데뷔앨범 이후 8개월 만에 발표한 새 앨범이다. 감정적으로 성숙하려고 노력하고 거기에 맞춰 선곡하고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임수연의 가족은 모두 음악인이다. 엄마 주현미 뿐 아니라 아빠 임동신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출신 기타리스트다. 오빠 임준혁도 버클리 음대를 졸업한 뒤 ‘단테’란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오히려 그래서 그의 부모님은 임수연이 음악을 하는 걸 반대했다.

“오빠도 음악을 하니 부모님은 제가 공부를 하길 원했어요. 대학교까지 졸업한 뒤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하셨어요. 최대한 빨리 공부를 마친 뒤 제가 제일 하고 싶은 걸 하자고 마음을 먹게 됐어요.” 그는 네바다대학교-라스베가스(UNLV) 호텔경영학과를 조기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망설임없이 가수로 데뷔했다.

“부모님 덕분에 어릴 때부터 많은 음악을 접했어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설명을 들으며 조금 더 깊게 록,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늘 음악을 동경했고, 멀리 느껴지지 않았어요. 막연히 꿈만 꾼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제 노래로 제 감정을 전달하고 싶어졌어요.”

트로트 여왕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건 빛나는 후광이지만 ‘연예인 2세’에 대한 편견은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대중이 저를 어떻게 부르든, 제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든 제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분명 보는 분에 따라 그런 요소가 흥미로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떤 수식어로 부르든 저는 음악을 사랑하는 뮤지션이고, 활동을 갓 시작한 싱어송라이터예요. 적어도 제 음악을 들을 때만큼은 제가 얼마나 솔직하게 다가가려 하는지, 공감해 주시길 바라요. 그렇게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게 제 목표예요.”

이어 그는 “누군가 제 음악이 좋아져서 저에 대해 더 알려고 할 때 제 주위 분들의 존재를 알고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건 긍정적이에요. 하지만 ‘쟤는 직업이 뭐야?’라고 물었을 때 ‘누구의 딸’ 혹은 ‘누구의 여자친구’로만 불리는 삶은 참 가슴아플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연예인 2세’에 대한 편견도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연예인 자식은 모두 연예인을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아요. 부담이 되긴 하지만 어차피 제 길은 엄마와 달라요. 장르가 겹치지도 않아요”라는 그는 “엄마와 한 무대에 서거나 함께 노래를 부르는 건 제가 뮤지션으로 당당하게 홀로 선 이후 시도할 거에요. 그 전에는 일부러라도 안 할 것 같아요. 지금은 엄마와 함께 하기 보단 제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라라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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