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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사랑해~’ 생후 3주된 딸인 ‘권 유’양에게 하트를 보내는 권아솔.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내 몸에 날개가 달려있으면 스파이가 돼서 우리나라를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강대국의 첩보기관에 몰래 들어가 기밀을 입수, 한국을 초일류 강대국으로 만들고 싶다”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이자 세계적 빅이슈 ‘100만불 토너먼트 ‘ROAD TO A-SOL’’ 주인공인 권아솔은 천진스러울 정도로 엉뚱했다. 하지만 말속에는 진심이 담겨있기도 했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격투가로서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권아솔은 “나는 한국을 대표하는 챔피언이다. 정당한 대우를 해주면 UFC에 이적할 의향도 있다. 하지만 헐값에 팔려갈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씩씩하고 즐거운 남자, 권아솔을 ABC 인터뷰했다.
- Nickname

타격이 뛰어나 ‘타격 스페셜리스트’라는 애칭을 10년 가까이 들었다. ‘권선정’이라는 애칭도 있다. 권선정은 ‘권아솔 선에서 정리한다’의 줄임말이다. 이런 우스개 소리가 격투기 카페에 퍼진 적도 있다.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겨요’ 라고 물으면 ‘권선정’하면 되지 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권두부’라는 별명도 생겼다. 좋은 의미는 아니다. 지난해 일본의 쿠와바라 키요시와 무제한급 경기를 펼쳤다. 후두부에 맞고 KO 패했다. 후두부를 때리는 것이 반칙이었지만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의가 변명처럼 들렸는지 안티팬들 위주로 ‘권두부’라는 별명이 생겼다.

- Old

지금은 한경기 한경기가 중요하고, 경기장에 들어가면 긴장한다. 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챔피언이라는 무게가 중요하지 않을 시점이 오면 즐거운 마음으로 케이지에 오르고 싶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시합을 즐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 체력이 닿을 때까지 선수로 활동하고 싶다.

- Power

격투기에서 파워는 정확도라고 생각한다. 정확히 맞춰야 이길 수 있다. 세게 때린다고 상대를 보낼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크게, 길게 치면 안 된다. 최대한 작게, 짧게 치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은 당연하고.

- Pain

경기를 할 때마다 가장 고통스런 순간은 감량할 때다. 체중을 뺄 때가 가장 고통스럽다. 선수는 두렵지 않다. 시합에 대한 중압감이 무서울 뿐이다. 감량의 고통을 이겨내려면 그저 적게 먹고, 운동을 많이 하는 수밖에 없다.

- Queen

나에게 여왕은 아내 뿐이다.

- Rival

라이벌은 없다. 시합에 대한 중압감, 시합을 견디는 무게가 나의 라이벌이다.

- Trash talk

내가 트래쉬 토크를 많이 해서 주목을 받는데, 대중에게 욕을 먹는 것은 속상하지 않다. 나쁜 말에 대중들이 쓴 소리로 응답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들은 트래쉬 토크의 본질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통찰력이 없으면 선수도 아니다.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할 의도는 없다. 전략일 뿐이다.

- Upset

속칭 ‘일베(일간베스트)’를 정말 싫어한다. 세월호 유족들이 단식 농성 등 시위를 할 때 유족들 앞에서 피자를 먹는 등 이른바 ‘폭식시위’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인간성이 결여되어 있구나하고 생각했다. 뭔가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파이터가 사람을 때려서는 안 되지만, 자신의 기능을 폭력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지만, 그때는 사용하고 싶을 만큼 화가 정말 많이 났었다.

- Victory

챔피언이 되기 전에는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적었다. 하지만 일본의 쿠메 다카스케와 벌인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타이틀전을 치루고 난 후 발전된 느낌을 받았다. 그 시합을 준비하면서 모든 면에서 성장했다. 쿠메 다카스케가 워낙 강한 선수여서 준비를 철저히 했다. 타이틀전 이후 경기를 할 때 마다 계속해서 성장하는 느낌이다.

- Wing

내 몸에 날개가 달려있으면 비밀 첩보 요원으로 변신해 우리나라가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스파이가 돼서 미국, 일본, 중국 등 강대국에 몰래 잡입, 기밀을 빼오겠다. 그러면 대한민국이 강대국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 Xmas

크리스마스 때는 항상 집에 있었던 기억 밖에 없다. 크리스마스 시즌 때 마다 애인이 없어서 집에만 있었다.

- Yourself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하면 대학가서 열심히 놀아도 된다고 주변에서 말했다. 정말 그랬다. 그랬더니 학점이 엉망이었다. 무엇을 끝냈다고 편안해 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격투기도 마찬가지다. 특정 선수를 이기면 다른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챔피언이 되었다고 해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파이트 머니가 많아졌을 뿐, 달라진 것은 없었다. 내 삶이 통째로 변하지 않는다. 한 번에 크게 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나중에 자신의 삶이 힘들어 질 것이다.

- Zavurov, Shamil(샤밀 자브로프, 100만불 토너먼트 파이널전 출전자)

타격, 레슬링, 그라운드 등 모두 50점짜리 선수다. 어느 정도 까지는 하지만, 잘 하는 선수는 아니다. 나 같은 선수를 만나면 밀릴 수밖에 없다. 자브로프의 사촌 동생인 UFC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싸우고 싶다. 같은 체급이어서 시합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물론 나를 UFC 케이지에 서게 하려면 큰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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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하는 권아솔.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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