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훈련 준비하는 모태범
모태범이 지난달 6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훈련하가 위해 스케이트를 신고 있다. 강릉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최초의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이 링크를 떠나 트랙에서 새 도전을 이어간다.

모태범은 22일 스포츠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은 그만두기로 했다. 26~28일 열리는 2018 초중고대학실업 전국남녀 스피드대회에서 은퇴식을 열고 향후 계획을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이클로 종목을 바꿔 운동을 계속하는 것은 맞다”며 사이클 선수로 전향을 선언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모태범의 은퇴 신청서가 도착하면 모태범의 은퇴기념 활주와 기념품 전달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모태범은 현역 은퇴를 결심한 뒤 지난 7년간 자신을 후원했던 대한항공과 계약도 연장하지 않았다. 모태범은 사이클 아마추어 종목보다는 경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모태범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우승을 일궈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같은 대회 1000m에서 은메달을 챙기며 남자 빙속 단거리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모태범은 2013년 소치에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 500m에서 정상 등극해 이듬해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동계올림픽에서 2연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네덜란드 돌풍에 밀려 4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열린 평창 올림픽에선 500m 한 종목에만 나서 16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모태범은 사이클과 인연이 깊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허벅지 근육 강화를 위해 비시즌에는 지상훈련으로 사이클 훈련에 집중한다. 이 종목 최강인 네덜란드 선수들은 훈련을 마친 뒤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돌아간다. 모태범은 지난 2015년 마스터스 사이클 양양 대회에 대표팀 동료인 이승훈, 주형준 등과 함께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적도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 중엔 여름철 혹은 은퇴 뒤 사이클에 매진한 선수들이 꽤 있다. 동독의 크리스타 루딩은 1988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은메달, 1000m 금메달을 딴 뒤 같은 해 서울 하계올림픽 사이클 여자 스프린트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같은 해 동·하계 대회에서 전부 메달을 딴 유일한 선수로 기록됐다. 캐나다의 클라라 휴즈도 사이클에서 동메달 두 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1, 은1, 동2개의 메달을 땄다. 1980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해 레전드가 된 에릭 하이든은 은퇴 뒤 프로 사이클 선수로 활동했다. 경륜도 지난 2000 시드니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기 때문에 모태범도 상황에 따라 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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