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MVP 김정은, 감격의 눈물
20일 청주체육관에서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청주 KB스타즈와 아산 우리은행 위비의 경기가 열렸다. 우리은행 김정은이 MVP를 트로피를 받은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청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청주=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국가대표 슈터 출신 김정은(31)이 아산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나서야 우승 꿈을 이뤘다. 12년 동안 염원해온 우승의 순간 김정은은 그 중심에 섰다. 챔피언결정전 MVP로도 선정돼 기쁨은 배가 됐다.

김정은은 2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국민은행과의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팀 승리를 이끌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리은행의 챔피언결정전 3연승, 퍼펙트 우승 선봉에 선 김정은은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84표 중 53표를 획득해 챔피언결정전 최고의 별로도 꼽혔다. 수상 후 김정은은 팀 동료들에게 큰절을 하며 고마워했다.

최근 3년간 김정은은 빛을 잃은 별이었다. 국가대표 슈터로 활약하던 그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부상기간이 길어지면서 주위 시선도 차갑게 변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김정은은 명예회복을 위해 통합 5연패를 달성한 리그 최강 우리은행을 택했다. 마침 양지희가 은퇴하기로 한 우리은행도 김정은의 합류를 반겼다. 그러나 이미 김정은은 예전의 모습을 잃은 뒤였다. 우리은행 위 감독은 김정은의 부활에 초점을 맞춰 총력을 기울였다. 우리은행의 지옥훈련을 소화한 김정은은 이번 시즌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을 이어갔다.

화려한 플레이로 일관하던 슈터 김정은은 우리은행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양지희의 은퇴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골밑에서 치열한 몸싸움까지 벌여야 했다. 자신보다 10㎝ 이상 큰 박지수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힘으로 버티며 박지수를 외곽으로 최대한 밀어냈다. 김정은의 활약 덕분에 박지수, 다미리스 단타스로 이어지는 국민은행 트윈타워의 위력이 반감됐다.

김정은은 수비 등에 좀 더 신경썼던 정규리그와 달리 챔피언결정전에선 화끈한 득점포까지 펑펑 터뜨렸다. 김정은은 박혜진, 임영희와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고비마다 3점슛을 작렬했다. 1차전에서 40분을 모두 뛰며 14점 4리바운드, 2차전에서 37분 56초를 뛰며 18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한 그는 3차전에서도 3쿼터 국민은행의 추격을 뿌리치는 중요한 3점슛을 넣는 등 활약을 이어갔다. 위 감독도 “(김)정은이가 없었다면 우리가 이길 수 있었을까. 사실상 정은이가 우리 팀의 공격과 수비를 다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의 주역으로 활약한 김정은은 12년 넘게 프로 선수로 뛰며 인연을 맺지 못했던 우승 고지를 밟았다. 프로 데뷔 13년 차인 김정은은 비로소 ‘무관의 여제’라는 꼬리표를 뗐다. 리그 우승 확정 후 눈물을 훔쳤던 그는 이날 감격의 통합 우승에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2006년 신인상, 2012년과 2013년 득점왕, 2012년 올스타전 MVP,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을 품었던 그는 이날 우승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선정돼 이룰 것을 모두 이뤘다. 12년 동안 품었던 한(恨)을 이날 제대로 풀었다. 우승 확정 뒤 가장 먼저 위 감독과 포옹했다. 그의 눈에서 흘러 내린 눈물이 위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대변했다.

김정은은 “꿈만 같고, 행복하다. 해냈다는 생각에 기뻤다. 너무 행복해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난 2년간 부상 때문에 힘들었다. 여러 생각이 나서 경기가 끝나기 전에 눈물이 났다”면서 “가치가 높을 때 다른 팀으로 옮겼다면 이렇게 울고 감격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바닥을 쳤는데 위성우 감독님, 좋은 선수들을 만나 우승해서 기쁘다. 값지다”고 소감을 밝혔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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