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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의 불법계약 사건에 휘말려 계약이 무효된 경북고 배지환이 KBO로부터 2년 유예 판정을 받았다. 사진은 청소년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배지환. 제공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프로야구(KBO리그)에 고졸 신인 열풍이 거세다. kt 강백호와 롯데 한동희, 삼성 양창섭, 두산 곽빈 등이 시범경기를 통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관중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지환도 KBO리그에 입단했더라면 더욱 풍성한 얘깃거리가 나왔을 것”이라며 아쉬운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 배지환이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계약했다. 피츠버그 지역 소식을 정하는 ‘파이어리츠 프로스펙츠’는 21일(한국시간) “피치버그가 배지환과 125만 달러에 계약을 마쳤다”고 전했다. 매체 주장대로 배지환이 125만 달러를 받는다면 2001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류제국(160만 달러) 이후 미국으로 진출한 순수 아마추어 선수 중 최고액이다. 야수로만 놓고보면 2000년 시애틀과 137만 달러에 도장을 찍은 추신수 이후 가장 높은 액수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방증이다.

경북고 출신으로 지난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국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배지환은 공수주를 모두 갖춘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이 배지환을 노리고 있었지만 지난해 열린 신인드래프트 당일 오전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정했다. 애틀랜타와 30만 달러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면계약을 문제 삼아 승인을 취소했고 미아위기에 놓일뻔 했다. 애틀랜타 존 코포렐라 전 단장은 사임 후 사무국으로부터 영구제명 처분을 받을 만큼 큰 사건이었다.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이 됐지만 KBO리그에 입성하려면 2년간 출장정지 처분을 받아야 했던 배지환은 일본 독립리그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했다. 음주운전으로 미국 취업비자를 받지 못한 강정호 탓에 내야진 구축이 어려워진 피츠버그가 배지환을 예의주시했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그를 영입했다. 배지환도 추신수처럼 루키리그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코리언 야수 빅리거로 성장할 기반을 만들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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