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대표팀의 손흥민이 지난해 11월1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진행된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공을 몰고있다.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와일드카드’ 손흥민(25·토트넘)의 아시안게임 합류 시기는 언제쯤일까.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19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27명의 K리거만 선발된 이번 1차 소집 훈련은 26일까지 진행된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6월에는 월드컵 휴식기를 이용해 해외파까지 모두 불러들여 2차 소집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1~2차 소집 때 확인한 선수를 바탕으로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20명을 추려 본 대회에 나선다.

20명의 최종 엔트리 중 한 자리는 이미 손흥민이 유력한 상황이다. 23세 이하는 아니지만 대회 규정에 따라 24세 이상 와일드 카드 3장 중 한 장을 손흥민에게 쓸 것으로 보인다. 그의 합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대회 이전에 합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하는 시기다”라고 설명했다. 8월18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은 프리미어리그 2018~2019시즌 개막 시기와 겹친다. 게다가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구단에 선수 차출 의무가 없다. ‘김학범호’는 아시안게임 직전 최종 엔트리를 완성하고 소집 훈련 및 평가전을 계획이지만 토트넘이 주력선수인 손흥민을 소집훈련은 물론 평가전에도 보내줄 확률은 낮다는 얘기다. 대한축구협회 홍보팀 김세인 과장도 “구단과 협의 단계에 있지만 개막 전에 손흥민을 차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따라 손흥민의 ‘김학범호’ 합류 시기는 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의 박주영처럼 대회 개막 직전에 자카르타로 날아올 확률이 있다. 광저우 대회 당시 프랑스 AS모나코에서 뛰던 박주영은 북한과 조별리그 1차전 당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북한전을 거른 뒤 조별리그 2차전부터 뛰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의 경우 20개팀 이상이 출전해 조별리그를 치르고 16강부터 토너먼트를 벌이는 긴 일정에 돌입하기 때문에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자카르타에 머무르는 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의 차출 열쇠를 쥐고 있는 토트넘이 난색을 표할 수도 있다.

그래서 또다른 시나리오도 준비하고 있다. 김학범호가 금메달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하는 16강 혹은 8강 토너먼트부터 손흥민을 합류시키는 것이다. 사실 손흥민이 약체들과 격돌하는 조별리그부터 뛰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손흥민을 최대한 오래 데리고 있다가 김학범호에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 때 여자축구대표팀 에이스 지소연이 소속팀 첼시 레이디스의 반대에 부딪혀 이런 방식으로 합류한 적이 있다. 지소연은 예선을 거른 뒤 8강전부터 아시안게임 일정을 소화, 3경기만 뛰고 돌아갔다. 다만 ‘원 팀’을 중시하는 축구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특정 선수의 대회 도중 합류는 특혜 시비로 번질 수 있다. 아시안게임이 손흥민의 군 문제 해결을 위한 대회는 아니기 때문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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