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워너원(Wanna One) 컴백, 블랙 수트로 스타일링~!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지난해 8월 데뷔 이후 승승장구하던 아이돌 워너원이 대형 악재를 만났다. 팀 멤버들이 마음가짐을 추스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인기가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 수 있는 파괴력도 지녔다.

워너원은 19일 컴백에 앞서 이날 오후 출연한 엠넷닷컴 스타라이브에서 대형 방송사고를 쳤다. 방송 시작 전으로 착각한 워너원 멤버들의 대화가 여과없이 내보내진 것이다. 마이크가 꺼진 줄 알았던 워너원의 대화내용은 순식간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정산과 스케쥴이다. “우리는 왜 정산을 받지 못했나” “왜 잠을 잘 수 없는가” “정산 20% 덜 들어왔다” 등 다소 민감한 내용이 섞여있다. 또 “나 아침에 똥쌌다” “휴대전화 번호 까발리자” 등 수준 낮은 언행을 이어가는 멤버도 있었다. 한 멤버는 방송을 시작해야 한다고 알리는 여성 스태프 앞에서 상대가 기분 나쁠 수 있는 단어를 내뱉은 게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국민 프로듀서의 지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들이 ‘정산’과 ‘스케쥴’에 대한 불만을 본의 아니게 ‘공개적’으로 피력했다는 것은 그들의 ‘초심’이 데뷔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라졌다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워너원, 소속사 YMC엔터테인먼트, 엠넷닷컴은 각각의 명의로 서둘러 사과문을 발표했다. 워너원은 공식 팬카페를 통해 “금일 라이브 방송에 앞서 팬분들께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실망감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 언제 어디서든 모든 행동에 신중하고 겸손한 그리고 성숙한 워너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과분한 사랑 항상 잊지 않고 생각하며 더욱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모든분들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YMC엔터테인먼트 측도 공식 입장을 내고 “금일 스타라이브 방송 준비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실제 사용되지 않는 말까지 확대 및 재생산되는 상황 또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논란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엠넷 측도 워너원 스타라이브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일단 워너원이 이날 공개한 두 번째 미니앨범 ‘0+1=1(I PROMISE YOU)’ 타이틀곡 ‘부메랑’은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 중이다. 각종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댓글 등을 통해 수많은 팬들이 워너원 멤버들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고 있지만 ‘스타라이브’ 방송 사고 이후에도 국내 최대 수준인 워너원 팬덤이 건재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조가 유지된다면 방송 사고는 이제 막 연예계에 걸음마를 뗀 멤버들에게 큰 교훈을 준 에피소드로 남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가요계에선 한마디의 실수가 평생 낙인처럼 따라다닐 수 있다. 한순간의 실수로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블락비의 리더 지코는 데뷔 초인 2012년 태국으로 건너가 한 매체와 인터뷰 도중 태국의 홍수 피해에 대해 묻는 질문에 “여러분들 홍수로 인해서 마음의 피해를 입었을 텐데 금전적인 보상으로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 가진 것 돈 밖에 없거든요? 7000....원? 정도”라고 농담을 했고 이에 통역사가 어쩔 줄 몰라하는 영상이 공개된 뒤 오랫동안 ‘악동’ 이미지를 털지 못했다. 당시 블락비는 신인 그룹이라 국내 인지도와 인기가 지금의 워너원과 비교할 수 없이 낮았지만 큰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은 2013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다. 민주화시키지 않는다”는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민주화시키다’라는 표현은 극우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키 ‘일간베스트(일베)’ 회원들이 ‘억압하다’라는 의미로, 5·18 민주화운동을 비판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이 쇄도하자 전효성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쓴 표현이라며 사과어린 반성의 뜻을 전했다.

이후 전효성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해 3급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지만 ‘민주화’는 그의 이름 옆에 연관 검색어로 오랫동안 따라다녔다. 단순 실수였을 수 있지만 전효성과 시크릿의 이후 행보에 큰 악재가 됐다.

국내 최정상급 걸그룹으로 도약하던 티아라는 2012년 일부 멤버가 SNS에 “의지의 문제”라며 화영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왕따 의혹에 휘말렸다. 온라인에서 네티즌이 만든 ‘화영의 왕따 증거 영상’이 퍼졌고, 논란을 뒤로 하고 화영은 팀을 탈퇴, 배우로 전향했다. 이후 사건의 맥락은 뒷전이 됐고 ‘의지’라는 단어는 티아라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티아라는 올해 초 사실상의 해체 수순을 밟을 때까지 왕따 논란 이전의 인기를 회복하는데 실패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남성 그룹 워너원(Wanna One)의 멤버들이 19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두번째 미니 앨범 [0+1=1(I PROMISE YOU)]를 발표하는 컴백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토 타임에 응하고있다.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