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 '라디오스타' 이상화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홀로 견뎌야 했던 부담감을 털어놨다.


14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는 '빙탄 소년소녀들' 특집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영웅들 곽윤기, 이승훈, 임효준와 함께 이상화가 출연했다.


이날 이상화는 평창 경기의 중계 화면을 함께 보자는 말에 "아직 한 번도 경기를 못 봤다"라고 말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내 몸 상태가 좋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더 아쉽다. 내가 스스로 빠르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튜디오에 당시 경기를 중계한 자료 화면이 나오자 "한 번도 본 적 없다"라며 떨려하더니 이내 "못 보겠다"라며 눈을 가렸다. 경기가 끝난 후에야 눈에서 손을 뗀 이상화의 눈은 붉어져 있었다.


이상화는 당시를 회상하며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것 그 자체로 부담이 됐다. 주변에서 올림픽 3연패에 관해 하는 말들도 부담이 됐다. 한 번은 누군가 '고다이라를 언제 이길 거냐'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런 부담감 때문에 혼자 운 적도 많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고다이라와 관계가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고다이라와 친하다"라며 "원래 한국말 몇 가지를 할 줄 아는데, 경기가 끝난 후 내게 다가와 '잘했다'라고 해줬다. 그 말에 크게 감동받았다"라고 경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국진은 "은메달을 딴 날 경기 후 관중석을 돌다가 한 번 울컥하는 모습이 잡혔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상화는 "그때가 부모님을 본 순간이다. 관중석에 있는 부모님을 보고 울컥했다"라고 말했다.


아쉬움을 털어낸 이상화는 토크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며 입담을 과시했다. MC들이 이상화에게 "항상 경기 전 헤드폰을 끼고 있는데 어떤 노래를 듣느냐"라고 묻자 그는 "경기를 앞두고 텐션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느린 발라드 같은 건 들으면 안 된다"라며 "방탄소년단이나 엑소 노래를 듣는다"라고 답했다.


윤종신이 이를 듣고 "'좋니' 같은 노래는 들으면 안 되겠다"라고 이야기하자 이상화는 "플레이리스트에 있다"라고 답해 윤종신을 설레게 했지만, 이내 "'좋니'가 나오면 노래를 넘긴다"라고 냉정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화는 자동차 CF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한 번 찍은 게 있는데 이번엔 좀 다른 이미지로 찍어보고 싶다"라며 자신이 구상해온 CF의 한 장면을 연기해 MC들을 폭소하게 했다. 곽윤기는 "나도 껴달라. 누구든 불러만 달라"라고 숟가락을 얹어 웃음을 더했다.


이상화는 마치 원래 방송인이었던 것처럼 밝은 모습으로 긴장한 티 하나 없이 화려한 입담을 자랑했다. 곽윤기, 이승훈, 임효준 등 빙상 동료들과 호흡도 방송을 풍성하게 했다.


하지만 그런 장난기 뒤에는 남모를 슬픔이 있었다. 아직도 아쉬움에 떨며 경기 화면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당시 경기를 생생히 기억하는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상화는 이날 "평창 때 몸상태가 좋았다. 베이징 올림픽에 도전할지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제 팬들은 오랜 기간 한국 빙상을 지켜오며 수많은 감동을 선사한 이상화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팬들은 그가 홀로 짊어졌던 부담감을 알기에 그의 결단을 지지하고 응원할 것이다.


daeryeong@sportsseoul.com


사진ㅣ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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