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박병호(32·넥센)는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첫 시범경기부터 홈런포를 가동한 뒤 “타이밍은 늦었지만 홈런이 됐다”라고 했다. 대개 타이밍이 늦으면 타자의 방망이는 투수의 공에 밀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박병호의 경우 타이밍이 늦었지만 홈런이 됐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4번 1루수로 선발출전 했는데, 1회 첫타석은 볼넷 출루했다. 2-0으로 앞선 3회 두번째 타석에서 돌아온 홈런왕의 위력을 보였다. 상대선발 김민우의 2구째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초구 볼에 이어 들어온 몸쪽 높은 직구였다. 공의 스피드는 136km로 빠르지 않았지만. 몸쪽 높게 제구되며 타석에서 멀리 보내기 힘든 타구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늦은 타이밍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몸통회전으로 타구를 120m 너머로 훌쩍 보냈다. 그의 기술과 힘이 한화선발 김민우의 직구를 압도했다. 첫 스윙을 홈런으로 연결했다.

사실 몸쪽공에 대한 그의 몸통회전을 통한 타격은 전매특허와도 같다. 그는 KBO리그에서 4년간 홈런왕을 석권한 자타공인 최고타자다. 그 원동력 중 하나가 팽이처럼 돌아가는 몸통 회전이었다.

박병호의 시범경기 첫 홈런은 의미가 있다. 단순한 홈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 부분에 대해 그는 “다시 (이런 홈런이)나오는 건 한국야구에 적응하는 느낌”라고 설명했다.

타격은 미리 의식하고 나오는 행동이 아니다. 공에 대한 무의식적 반응이다. 그 반응은 수많은 훈련을 통해 몸에 내재되어 있다. 박병호의 시범경기 1호 홈런은 KBO리그에 돌아온 홈런왕의 화려한 신고식이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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