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섭
삼성 투수 양창섭. 사진제공 | 삼성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삼성은 이번 스프링캠프의 최대 수확 중 하나로 신인 양창섭(19)의 성장을 꼽는다. 즉시 전력감이란 판단 하에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2순위로 뽑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기대감을 훌쩍 키웠다. 마운드 재건을 꿈꾸는 삼성 입장에서는 양창섭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삼성이 양창섭을 지명했을 당시만 해도 우려섞인 목소리가 적잖았다. 덕수고 시절 2년 연속 황금사자기 MVP를 수상하는 등 초고교급 면모를 나타냈지만 다른 서울권 투수들에 비해 다소 왜소한 체격(184㎝·85㎏), 그리고 혹사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양창섭은 2년 전 20경기에 나서 74.1이닝 동안 총 1175개의 공을 던졌다. 지난해엔 50.1이닝을 소화하며 총 692개를 던졌다. 또래 선수들에 비해 많은 수치다. 고교 시절 두각을 보인 많은 유망주 투수가 혹사 여파로 프로 입단 후 수술부터 하는 사례가 매번 반복되고 있는 것도 양창섭에 대한 우려를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이 던지지 않았다. 통계로 봤을 때 혹사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체격에 대해서도 “투수로서 큰 편은 아니지만 작은 편도 아니다. 야구는 신장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신장이 중요하지만 기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양창섭은 삼성이 선택한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하며 자신을 향한 우려를 씻어내고 있다. 캠프 기간 열린 연습경기에 총 3차례 등판해 7이닝 5안타 1실점(비자책)의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 지난달 22일 일본 니혼햄과 경기에서 보여준 피칭은 삼성 뿐 아니라 니혼햄 관계자들까지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140㎞ 후반의 묵직한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졌다. 상대 타자의 기에 눌리지 않는 배짱과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도 돋보였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는 “야구 선수로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이 풍부하다”며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당초 양창섭을 불펜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던 삼성 김한수 감독은 양창섭이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이자 잠재적인 5선발 후보로 낙점했다.

양창섭은 13일 수원 구장에서 열리는 kt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시범경기지만 야구팬에 정식으로 첫 선을 보이는 경기에 선발로 나선다는 점은 그만큼 양창섭에 대한 삼성의 기대치가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시범경기에서도 양창섭이 호투를 이어간다면 5선발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갈 수 있다. 신인의 패기로 삼성 투수진에 새 바람을 일으킨 양창섭이 내친김에 5선발로 자리잡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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