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용규
한화 이용규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바뀐 타격폼에 적응해가고 있다. 제공 | 한화 이글스

[오키나와=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발도 들여놓지 않았던 한화 이용규(33)는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기 위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타격폼까지 바꾸며 절실하게 야구에 매달리고 있는 그의 2018년 목표는 30도루, 4할대 출루율 복귀다. 건강에 대한 자신을 얻은 만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있다.

이용규는 지난 시즌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57경기 출전에 그쳤다. 주전으로 발돋움한 2005년 이후 100경기도 뛰지 못한 시즌은 2009년(50경기) 이후 8년만이다. 아쉬움 속에 지난 겨울 부상 부위 근육을 강화하는 등 몸만들기에 집중한 이용규는 어느 때보다도 좋은 몸상태를 만들었다. 그는 “겨울에 몸을 잘 만들었기 때문에 몸상태가 좋다. 지난해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첫 연습경기에서 타격 후와 수비시에 스타트 할 때 긴장됐지만 전혀 통증도 없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지난해 부상 여파 탓에 이용규는 FA 신청도 하지 않았다. 베테랑 FA들에게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이용규의 선택이 주목받기도 했다. 이용규는 “부상으로 인해 출전 경기수도 부족하고 팀에 보탬도 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FA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팀에 좀 더 기여하고 내가 가진 기량들을 보여준 후에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FA 신청을 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자존심 회복과 부활을 위해 큰 결심도 했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줄곧 고수했던 특유의 타격폼을 버렸다. 오른 다리를 홈플레이트 쪽으로 쭉 뻗었다가 안쪽으로 끌어들이며 타격 타이밍을 잡던 스윙을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다. 이용규는 “다리를 펴는 동작을 없앴다. 타격폼은 주변에서 보는 시각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주변에서 폼이 더욱 간결해지고 편해졌다고 말해준다. 동작이 이전보다는 작아졌음을 느낀다. 지금의 폼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일부나 마찬가지였던 스윙을 버렸지만 다리를 높이 들지 않으면서 부상 부위였던 엉치뼈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오히려 부상에 대한 우려와 부담없이 방망이를 휘두르게 됐다. 이용규는 “결과가 나쁘지 않았지만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 오른발로 타이밍과 선구안을 조절했지만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지난해 2005년 이후 최악의 출루율(0.332)을 기록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0.427, 0.438의 출루율을 기록했지만 3년만에 출루율이 뚝 떨어졌다. 지난 시즌 타율 역시 2014년(0.288) 이후 처음으로 2할대(0.263)로 추락했지만 출루율을 회복하면 타격 역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도루 역시 최저인 10개에 그쳤다. 빠른 발과 좋은 선구안으로 국가대표 1번타자로도 활약했던 이용규의 자존심에도 생채기가 났다. 이용규는 “몸상태가 좋아진 만큼 팀을 위해서 기본 30도루는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더 할 수 있겠지만 일단 30개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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