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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지난달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에서 ‘왕따 논란’ 중심에 섰던 노선영이 방송국 프로그램에 나와 “팀추월 경기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이)버리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며 메달권 선수들에게 특혜가 주어졌다고 주장했다.

노선영은 8일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한 뒤 “그 경기(팀추월)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이)버리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며 “연맹이 메달 가능성 높은 종목에 더 신경쓰고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종목은 집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난 메달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시아 선수가 장거리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는 힘들었으니까…”라며 “메달을 딸 수 있는 유력 후보들에겐 각종 혜택이 주어진 것 같다”고 했다.

노선영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여자 1500m 출전권을 따지 못해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는 듯 했으나 러시아 선수의 도핑 징계가 나오면서 극적으로 평창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에서 1500m 외에 출전한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김보름, 박지우와 함께 질주하다 결승선을 앞두고 뒤로 처져 ‘왕따 논란’이 불거졌다.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고 대한빙상경기연맹 감사를 진행해달라는 청와대 온라인 청원이 하루 만에 답변 기준선인 20만명을 돌파했을 정도다. 평창 올림픽 여자 팀추월에서 일본이 금메달을 차지한 가운데 한국은 최하위인 8위에 그쳤다.

이후 김보름은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과 함께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하고 팀추월 준준결승 상황을 설명했다. 김보름은 자신의 주종목인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노선영은 기자회견을 사실상 거절한 채 지내다 이날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했다.

만17세였던 2006 토리노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했던 노선영은 “어렸을 때, 고교 땐 느끼지 못했는데 밴쿠버 올림픽 정도부턴 차별을 느꼈다. 그러나 너무 어렸기 때문에 코치나 감독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운동만 했다”며 “점점 대표팀 생활을 오래하고 성숙해지면서 차별과 특혜를 느끼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사회자가 “최근엔 (차별을)확실히 느끼고 있고?”란 질문을 던지자 단호하게 “네”라고 답했다.

노선영은 “사회가 무조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에게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도 엄청난 노력을 해서 그 자리에 나고 올림픽에 간 거다.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누가 크거나 작거나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인식이 바뀌면 메달 후보 위주로 특혜를 주는 일이 없을 것 같다. 남아 있을 후배들이 차별이나 특혜를 받지 않고 모두가 공평하고 공정하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며 방송을 마쳤다.

이날 프로그램에선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당시 논란이 됐던 상황에 대한 노선영의 설명 등은 없었다. 백 감독과 김보름은 팀추월 준준결승 때 김보름과 박지우가 앞에서 질주하면 노선영이 따라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작전을 바꿨다고 했다. 노선영의 실력 부족이 ‘왕따 논란’의 이유였다는 뜻이다. 노선영은 SBS와 전화 인터뷰에서 백 감독과 김보름의 주장에 대해 사실 무근이란 의사는 내비쳤으나 기자회견 및 공동취재구역을 통한 공식 입장 발표는 아직 내놓은 적이 없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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