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 33년의 세월을 숨가쁘게 달려온 스포츠서울이 어느덧 지령(호수, 號數) 1만 호를 맞이했다.


창간호로 대중에게 첫선을 보였던 날은 1985년 6월 22일이다. 이날 신문 가판대를 지나가던 행인들은 과감한 지면 혁신을 보인 스포츠서울이라는 신문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국내 최초로 지면 전면에 가로쓰기와 순한글 표기를 도입했고 컬러 인쇄의 뛰어난 가독성으로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같은 과감한 시도는 스포츠서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연예전문 매체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또한 스포츠 및 연예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걸친 굵직굵직한 특종은 독자의 마음을 뒤흔들며 조선·중앙·동아에 이어 2000년대 초반까지 열독률 4위 신문으로 신뢰와 사랑을 받았다. 스포츠서울이 전한 1만 번의 기록 가운데, 지면을 더욱 빛나게 하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스포츠 특종을 소개한다.


1995년 12월 20일 보도한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의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행' 기사는 스포츠서울이 자랑하는 특종 중 하나다. 당시 해태 선동열의 일본프로야구 진출은 한국 스포츠계를 뜨겁게 달궜다. 모든 언론과 방송사가 선동열의 요미우리행을 보도할 때 스포츠서울은 주니치행을 일관되게 보도했고, 선동열은 주니치로 이적했다.


이를 생생히 기억하는 선동열 감독은 창간 24주년 특집 인터뷰에서 "그때 스포츠서울만 주니치로 간다고 보도했고, 다른 언론들은 모두 요미우리로 간다고 했다. 확정 전까지는 발설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스포츠서울만 정확히 흐름을 짚어내 주니치행을 보도해 '과연 스포츠서울이야'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스포츠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 박찬호 역시 여러 차례 특종의 주인공이 됐다. 스포츠서울은 1993년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보도한 이래 1998년 '박찬호 중계권료 바가지', 2000년 '박찬호 스티브 김 결별'과 '박찬호 경기 중계권 MBC에서 4년 계약' , 2005년 가을 '박찬호 재일동포 딸과 12월 결혼'에 이은 '박찬호, 결혼관련 본지 보도 첫 공식 시인' 등을 잇달아 보도하며 눈길을 끌었다.


'잠수함 투수' 김병현의 이적과 관련한 보도도 빼놓을 수 없다. 2004년 '김병현 1010만 달러 보스턴 재계약'과 '김병현 전격 ML복귀'가 대표적이다.


프로스포츠단 매각과 인수 관련 보도도 스포츠서울의 지면을 빛냈다. 1989년 'MBC청룡 매각', 1995년 '현대, 태평양 야구단 인수', 1996년 '삼성화재 남자배구단 창단' 기사 등이다. 프로 사령탑 이동 관련 기사들도 스포츠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1986년 '방열 감독(현 대한농구협회장) 기아 농구단 이적'을 비롯해 2000년 '김응룡 드림팀 감독 선임', 지난해 5월 23일에는 한화의 김성근 감독 경질 소식이 대표적이었다. 김성근 감독 경질과 관련해선 이후 '한화 김성근 감독, 그룹 감사 통해 경질 결정' '팩트체크,김 감독 경질인가 자진사퇴인가?' '[단독 그 이후] 한화의 치졸한 책임전가, 3류 막장 드라마' 등 후속 보도까지 도맡았다. 2013년 '김세진 러시앤캐시 창단 사령탑'은 프로배구 판도의 재편을 처음 알리며 배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축구에서도 1996년 '박종환 감독 일화 떠났다', 1997년 '홍명보 일본프로축구 J리그 진출' 등을 보도했다. 2007년 '부산 에글리 감독, 전격 사퇴' 기사는 특이한 사례였다. 에글리 감독이 자진 사퇴를 밝히고 한국을 떠나면서 평소 가깝게 지낸 본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팀을 떠나게 됐다는 사실을 직접 전했다. 2016년에는 리그 MVP를 수상한 정조국의 깜짝 강원 이적을 가장 먼저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당시 이적을 추진하던 바르셀로나의 '슈퍼 루키' 이승우의 행선지로 수많은 구단들이 거론되던 여름 이적 시장 막판 이탈리아 헬라스 베로나 이적 확정을 단독 보도해 화제를 모았다.


독자들을 슬프게 한 소식도 있었다. 1994년 10월 특종 보도한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송성일 위암 수술' 소식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보도 후 아픔을 딛고 금메달을 따낸 고(故) 송성일 선수에게 박수와 격려가 쏟아져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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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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