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최근 패션업계 ‘오너 2세’ 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특히 휠라코리아의 윤근창 부사장, 세정그룹 박이라 부사장의 젊은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참여, 핵심 브랜드의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휠라
휠라코리아 윤근창 부사장.  제공 | 휠라코리아
◇휠라 윤근창 부사장, 조용한 리더십으로 ‘제2의 전성기’ 발판

1990년대 대표 패션 브랜드였던 휠라는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일등 공신은 신발사업 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근창 부사장(43)이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의 장남 윤 부사장은 지난 2007년 휠라USA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 2015년부터는 휠라코리아 부사장을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평소 조용하고 외부에 자신을 잘 내세우지 않아 ‘조용한 카리스마’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그는 ‘코트디럭스’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윤 부사장은 휠라의 기존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시스템을 구축, 본격적인 휠라 리브랜딩을 주도했다. 그의 진두지휘 속 탄생한 작품이 바로 휠라의 부활을 알린 코트디럭스 슈즈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코트디럭스 슈즈는 출시 3개월 만에 (12월 22일 기준) 슈즈 단일 모델 100만족 판매 돌파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일반적으로 한 달에 1만족 이상이 판매되면 ‘대박’이라 여겨지는 업계에서 보기 드문 성과다. 이는 윤 부사장의 ‘착한 가격’, ‘유통망 확대’ 등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이 제품의 가격은 6만9000원으로 기존 휠라 제품 대비 평균 3~4만원가량 저렴하다. 기존 백화점과 대리점 외에 ABC마트 등 신발 멀티숍으로 대표되는 홀세일(도매) 채널 판매를 병행해 소비자 가격을 낮췄다. 코트디럭스 슈즈 인기 돌풍에 휠라는 주요 고객층이 기존 3040 세대에서 1020 세대로까지 확대되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깜짝 실적으로 이어졌다. 휠라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741.1%나 오른 217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1.6% 증가한 2조53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8.4% 증가한 6144억원, 영업이익은 51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휠라 관계자는 “최근 리브랜딩 성공으로 기존 소비자층 뿐 아니라 1020 젊은 세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디자인과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이라 세정 부사장
세정그룹 박이라 부사장.  제공 | 세정그룹

◇세정 박이라 부사장, 젊은 여성 리더십 ‘주목’

세정그룹 박이라 부사장(40)도 여성 특유의 젊은 리더십과 감각으로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박 부사장은 박순호 세정 대표이사 회장의 셋째 딸이다. 2005년 세정에 입사해 2007년부터 세정그룹 계열사인 세정과미래 대표를 맡으며 경영 일선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는 2007년 ‘크리스.크리스티’ 론칭과 2010년 ‘NII’ 리뉴얼 등 브랜드 론칭과 리뉴얼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을 확대시켰다. 지난 2013년에는 새로운 유통 플랫폼인 ‘웰메이드’ 론칭과 주얼리 브랜드 ‘디디에두보’ 론칭에 힘을 실으며 종합 패션기업으로 입지를 굳히는 데 기여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 7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특히 박 부사장은 브랜드 노후화와 SPA 브랜드에 밀려 고전하던 영 캐주얼 시장에서 NII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NII만의 시그니처 아이템 구축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강화하고 매장 대형화 작업의 일환으로 메가숍을 오픈, 젊은 세대를 공략했다. 또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상품 등을 SPA 브랜드 못지않게 발 빠르게 공급해 적중률을 높였다. 이같은 NII의 트렌드 맞춤 전략은 매출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4% 늘어난 9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950억원으로, 연매출 1000억 브랜드를 앞두고 있다.

박 부사장은 올해 세정의 대표 의류 브랜드에 대대적인 변화 드라이브를 건다. 그는 대표 브랜드들의 다운에이징 전략으로 4050세대의 충성 고객층부터 3040대 신규 고객층을 확보해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그 첫번째로 남성복 브루노바피는 론칭 5년만에 모델을 기존 배우 정우성에서 이동욱으로, 여성복 올리비아로렌은 수애에서 서예지로 각각 교체하며 브랜드의 신선한 변화를 예고했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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