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빙속\' 평창동계올림픽의 영광을 위하여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대표선수들이 5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발표한 ‘흑자올림픽’ 의미를 먼 훗날에도 되새기려면 올림픽이 끝난 이후가 더 중요하다.

13개 경기장 사후활용 문제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세계 어느 나라든 ‘올림픽 레거시’ 활용 방안은 늘 화두다. 다만 애초 동계스포츠 문화가 유럽 등 타 대륙보다 자리 잡지 못한 국내 현실에서는 경기장 사후활용 문제는 더욱 갑론을박이 오갈 수밖에 없다. 애초 개·폐회식이 열린 올림픽스타디움을 비롯해 13개 경기장 중 7개는 신설, 6개는 보완 작업을 거쳤다. 경기장 활용도를 다각화하기 위해 정부가 맡아서 해야한다는 입장과 올림픽을 연 강원도가 짊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해 왔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강릉하키센터, 정선 알파인 경기장 등 세 곳은 사후활용 방안이 뚜렷하게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1300억 원을 들여 건설했다. 당시 국가대표 훈련장과 월드컵 개최 등을 검토했으나 연간 운영비 30억원 수준을 강원도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다. 1100억원을 쏟은 강릉하키센터는 아이스하키 팀을 운영하는 대명에서 관리하기로 2016년 협약까지 맺었다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정선 알파인경기장도 마찬가지다. 무려 2034억원을 투입한 이 경기장은 건설 당시 절반 이상을 복원하라는 환경부의 조건부 승인으로 공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산림청 중앙산지위원회 심의에서 “강원도가 마련한 사후 활용계획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최종 결정이 미뤄진 상태다. 강원도는 1988년 서울올림픽 경기시설처럼 정부 차원의 관리를 위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와 국회 등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 도지사는 이번 대회에서 남북 스포츠 교류 등이 이뤄진 것을 고려해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공동개최를 추진, 사실상 올림픽 시설을 해체하기보다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 지사는 “경기장 유지비가 워낙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부는 철거하고 일부는 기업에 매각하는 형태로 (사후 활용을) 고려했으나 올림픽을 치르면서 유지하자는 의견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원도는 빙상 시설에 대해 국비 지원 75%를 요청했으나 정부는 분명하게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다. 비용을 떠나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가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강릉하키센터만 하더라도 일반인은 물론 특정 팀이 활용하기에는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 그나마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각종 대회 유치와 국가대표 선수단의 훈련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다면 쓰임새는 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각국 선수들의 훈련장으로도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30년 전 서울올림픽 레거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접근성 문제가 대두된다.

정부 역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외신의 호평을 받은 경기장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하는 분위기다. 결국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어떻게 경기장 운영 재정을 분담하느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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