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복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전시장에 들어서면 대형 도깨비 방망이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들고 휘두르면 원하는 것이 눈 앞에 뚝딱 만들어질 것 같다.

조각가 김성복 작가(성신여대 교수)가 도깨비 방망이를 모티브로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개인전 ‘도깨비의 꿈’전을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고 있다.

그동안 돌조각을 주로 다뤘던 김성복은 나무, 스테인리스 스틸, PVC(폴리염화 비닐) 등 새로운 소재를 활용해 도깨비 방망이를 모티브로 한 입체,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1층에는 김성복 작가가 5세 부터 80세 까지 일반인 100여 명의 꿈을 듣고 나무를 이용해 그 꿈을 1200개의 조각으로 만들었다. 지니, 전화기, 안경. 지갑, 구두, 침대, 돈다발, 비행기, 탑, 왕관 등 다양한 조각들이 우리 시대 평범한 사람들의 보편적 꿈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김성복 작가는 “도깨비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엉뚱한 사람을 도깨비 같은 놈이라고 표현하는데 나는 나를 도깨비로 생각하고 내가 꿈꾸는 것들을 조각했다. 그러다 주변 사람들의 꿈을 물어봐 조각을 하면서 1200개의 조각이 됐다. 이번 전시에는 내 꿈과 많은 사람들의 꿈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2층에는 스테인리리스 스틸로 만든 커다란 도깨비 방망이와 대형 숟가락이 눈길을 끈다. 도깨비 방망이는 금방이라도 소원을 들어줄 것 같은 느낌이고, 대형 숟가락은 요즘 유행어인 ‘금수저’, ‘흙수저’를 떠올리게 한다.

김 작가는 “답답한 헬조선이라고들 이야기한다. 현실을 넘어서 꿈꾸는 걸 생각하다가 도깨비를 생각했다. 도깨비 형상 보다 도깨비가 갖고 있는 방망이가 상징적으로 인식돼있어서 방망이에 대한 탐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수저의 경우는 금수저 흙수저 같은 말이 있는데 나는 꿈수저로 이름붙였다”고 말했다.

김성복 작가 인물사진

지하에는 PVC(폴리염화 비닐)로 만든 도깨비 방망이가 가득 들어차있어 도깨비의 왕국으로 초대된 기분이 든다. 컬러로 주황색, 노랑색 등 경쾌한 컬러여서 밝은 분위기를 낸다. 한켠에는 달려가는 사람을 모티브로 한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가 설치돼있다.

도깨비가 주는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가 온 몸으로 스며든 듯 전시를 보고 나면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성복-도깨비의 꿈’전은 3월 24일까지 열린다. 관람료 3000원.

eggroll@sportsseoul.com

김성복, 금 나와라 뚝딱, Hocus Pocus 스테인리스 스틸, 230x60x60cm, 2018, 제공|사비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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