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가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엉켜 넘어지며 부상을 당한 최민정의 상태를 묻고 있다. 심석희의 페널티 판정. 2018. 2. 22. 강릉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강릉=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경기 막바지 충돌로 고개를 숙인 심석희(21)가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심석희는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최민정, 킴 부탱(캐나다)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수잔 슐팅(네덜란드)과 레이스를 펼쳤다.

초반 심석희가 선두로 나선 가운데 최민정이 가장 뒤에서 출발했다. 이어 슐팅, 부탱이 앞으로 치고나갔을 때 심석희와 최민정이 3~4위를 달렸다. 5바퀴를 남겨두고 최민정이 스퍼트를 냈다. 4바퀴째 아웃코스를 탄 그는 코너를 돌면서 선두권 진입을 노렸다. 그런데 이때 3위를 달리던 심석희와 충돌하며 넘어졌다. 심판은 심석희에게 페널티를 줬다. 결국 슐팅, 부탱, 폰타나가 차례대로 들어온 가운데 최민정은 4위를 기록했다.

경기 후 심석희는 “마지막에 스퍼트 하는 부분에서 경쟁하다보니 충동해서 넘어졌다. 안타깝다”며 “민정이가 다치지 않았나 신경쓰인다. 괜찮냐고 물어보고 다친 데는 없는지 안부를 계속 물었다”고 경기가 종료된 후 얘기를 나눈 내용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 경기가 1000미터였는데 결승에 진출했고 많은 경기를 하고 많은 선수와 뛰면서 기분이 좋았다. 내 마지막 종목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탔다”며 “정말 길게 준비한 대회가 끝났다. 지금까지 잘 버틴 내 자신에게 고맙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 많이해주신 팬들에게도 고맙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최대한 내려놓고 타겠다고 다짐했다. 의외의 상황이 많이 나왔는데 그 때마다 응원해준 분들 덕분에 결승까지 잘 왔다”고 올림픽을 마무리한 심정을 드러냈다.

되돌리고 싶은 경기가 있나는 질문에는 “1500m경기로 돌어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너무 허무하게 끝난 경기이기 때문에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다했다. 아직 일정 남아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그 선수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향인 강릉에서 올림픽이란 최고 무대에 선 것에 의미를 뒀다. 심석희는 “셔틀 버스를 타고 왔다갔다 하면 아기 때 다니던 길도 보인다. 내겐 감사하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행복했다. 부모님이 나 때문에 강릉에서 서울을 많이 왔다갔다 고생하셨다. 항상 내 편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믿어줘서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고마움을 전달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