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은메달 이상화, 결국 울음이...
이상화가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500m 경기에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 2. 18. 강릉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강릉=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최근 2년간 ‘넘사벽’으로 통했던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2)를 극복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이상화(29·스포츠토토)가 고다이라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그쳤다. 철저히 준비했지만 마지막 3, 4코너에서 중심이 무너지는 약점이 반복되며 올림픽 3연패를 눈앞에서 놓쳤다.

고다이라로선 외부의 변수보다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했고 스스로 그 중압감을 잘도 이겨냈다. 지난달 절친이었던 스미요시 미야코(31)의 자살로 인해 심리적으로 흔들렸던 고아다이라는 이번 대회 1000m에서도 유력했던 금메달을 놓쳐 이상화로선 올림픽 3연패에 큰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스피드스케이팅 500m는 초반 100m가 메달 색깔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포인트. 이상화는 초반 100m를 10초20에 끊어 고다이라(10초26)보다 한 발 앞서는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고질적인 왼 무릎 부상과 오른 종아리 통증으로 스타트의 강점을 잃어버렸던 이상화는 최근 2년사이 가장 좋은 기록으로 초반 100m를 끊어 금메달 기대감을 높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고다이라는 스타트가 다소 부진했지만 안정된 자세와 강철같은 체력을 바탕으로 한 기복없는 운영으로 깔끔하게 레이스를 마무리지었다.

이상화는 화룡점정에 실패했다. 고질적인 부상탓에 후반 체력이 떨어졌고 특히 마지막 3, 4코너에서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던 약점이 이날 레이스 마지막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돼 다 잡은 대어를 놓쳐버렸다. 반면 고다이라는 친구의 사망과 기대했던 1000m에서 은메달에 그친 멘털 불안을 극복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다이라는 압도적인 성공경험을 자기최면 삼아 500m 무적시대를 힘차게 열어젖혔다. 올시즌 월드컵 7차례 우승 등 국내외 24회 연속 우승이 말해주듯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여제’의 면모를 맘껏 뽐내면서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까지 손에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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