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김기덕 감독의 베를린에서 전한 소식에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신작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스페셜 섹션에 공식 초청, 배우 이성재 그리고 후지이 미나와 함께 영화제에 참석했다. 베를린 영화제에서도 최근 여러 영화제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화두가 된 가운데, 김 감독의 초청을 놓고 논란이 일었기 때문에 많은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17일(현지시각) 진행된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김기덕 감독은 ‘여배우 폭행’ 사건에 대한 질문이 쇄도하자 “이 모든 질문이 고맙고, 애정이 있다고 느꼈다”면서 “저 역시 한 인간으로서 영화가 폭력적이라도 제 삶은 그러하고 싶지 않다. 영화와 비교해 제 인격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사건이 아닌 영화에 주목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또한 “저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도, 초대해준 영화제 위원장 등에게 감사하다”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의 당당한 발언에도 여론은 좋지 않다. 세계 3대 영화제에 한국 영화가 선보이는 자리임에도 축하 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더세다. 인터넷과 SNS에는 김 기덕 감독의 발언을 두고 “억울하다면서 승복은 왜 하냐” “작품은 감독의 얼굴이다.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폭력이 아니라면, 쓰다듬은 겁니까?” 등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김 김덕 감독의 해명 또한 화를 불렀다. 그는 당시 사건에 대해 “많은 스태프가 보는 가운데 연기지도 리허설 과정에서 발생했고, 당시 스태프가 그런 상황에 대한 반대 의견이 없었다. 연기지도 과정에 대해 그분과 해석이 달라 일어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법원 판결이 나왔는데 억울하지만 승복한다.시스템과 연출 태도를 바꿨고, 많이 반성했다. 4년 전 일이 이렇게 고소 사건으로 된 것이 유감스럽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영화를 만들 때 두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첫째는 안전으로 그 누구에게도 상처와 고통을 줘서는 안 된다. 두번 째는 존중으로, 영화가 아무리 위대하다고 해도 배우나 말단 스태프를 인격을 모독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며 “그런 태도로 영화를 만들어 왔는데 그런 사건이 벌어진 것이 유감. 이번 일이 영화계 전반과 연계되는 것은 원하지 않고, 개인적 사건으로 이해 및 반성하고 싶다”고 언급, 자신의 행동과 사건은 별개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김기덕 감독은 현재 열리고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질문에는 “가장 지혜롭고 가장 선하고 가장 강한 분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분을 통해 한국의 역사가 획기적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남북한이 열강에 둘러싸여 있지만, 대통령이 모든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은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사람들이 퇴역한 군함을 타고 여행을 하던 중 바다를 항해하던 군함이 미지의 공간에 다다르자 탑승객들은 생존을 위해 여러 가지 비극적 사건들을 일으키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성재와 후지이 미나 외에 장근석, 안성기, 류승범 등이 출연했다.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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