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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여성 보컬리스트 달총으로 이뤄진 치즈(CHEEZE)는 2017년 음원차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2011년부터 활동을 펼쳐오며 꾸준히 팬층을 넓혀온 치즈는 지난해 멤버 구름이 탈퇴하고 달총의 1인 밴드로서 처음 선보인 싱글 ‘좋아해(bye)’가 별다른 방송이나 홍보 없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진입, 장기간 차트에 머물며 리스너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에 각종 드라마 OST는 물론 에릭남과 ‘Your BGM’ 프로젝트를 통해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치즈는 지난해 12월부터는 영화 비포 시리즈(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을 모티브로 삼은 매달 프로젝트 앨범 쇼트필름 ‘시퀀스#1’ <다음에 또 만나요>, ‘시퀀스#2’ <긴 꿈에서>를 순차적으로 발매중이다. 오는 2월 말에는 마지막 앨범을 공개하고 다음달에는 기념 콘서트도 앞두고 있다.

“원래 곡을 모아서 낼까 했는데 영화처럼 시리즈물로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앨범 발매 시기를 고민하던 중에 회사분들도 시리즈처럼 하나씩 내자고 했고요. 곡 제목도 하나씩 나오지만 세 개를 같이 보면(얼마 전 #다음에또만나요 #긴꿈에서 #거짓말처럼 해시태그를 공개함)하나의 대사나 제목이 되죠. 뮤직비디오도 ‘다음에 또 만나요’는 예고편, ‘긴 꿈에서’가 편집본이면 세번째는 대사가 나오는 쇼트필름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매력적인 방식이고 만족하고 있어요. 세개의 음원마다 가사나 보이스 등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이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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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는 쇼트필름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실력파 아티스트와 협업을 선보였다. ‘다음에 또 만나요’는 멜로망스 정동환, ‘긴 꿈에서’에서는 아이유 ‘밤편지’의 작곡한 김제휘, 마지막 곡은 싱어송라이터 ‘디어(d.ear)’가 각각 작곡을 맡았고 치즈가 모든 곡의 작사를 담당했다.

“정동환은 제작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때 처음 인사를 했고 빌리어코스티 오빠 공연을 통해 좀 더 친해졌어요. 이후에 트랙을 보내면 멜로디와 가사를 써서 다시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작업이 이뤄졌어요. 최근의 다비치 앨범에 참여한 것도 (정)동환이를 통해 함께 하게됐어요. 그때 멜로디를 여자키로 바꿔서 가이드를 보내는데 전 엉터리 영어를 잘 못해 가사를 붙이는 편인데 운좋게 좋게 봐주셨어요. 동환이한테 얹혀 가면서 디렉팅도 봤는데 노래를 너무 잘 하세요. 앞으로 동환이가 트랙을 만들면 제가 멜로디와 가사를 붙이는 프로젝트 팀을 해보자고도 하는데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김제휘는 너무 잘하고 취향에 잘 맞아 제가 직접 DM을 보냈어요. 주변에 얽힌 사람은 많은데 직접 연락하는게 맞을 것 같았어요. 오버워치를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지고 주변 크루들과 친목을 도모했답니다. 좋은 분들과 작업하는 건 새롭게 리프레쉬 될 수 있는 기회 같아 감사하게 생각해요.”

지난해 ‘좋아해’로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 시켰지만 그로 인한 고민도 깊어졌다. “나를 돌아보면서 정리도 하고 앞으로 가고 싶은 방향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계기가 됐어요. 좋은 것을 만들자고 치즈를 처음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감사하게 좋아해 주셔서 차트도 들어가면서 어느 순간 좋음의 기준에서 많이 혼란도 겪게 되더라구요. 과거에는 내가 좋은게 있다 싶으면 남들이 뭐라해도 좋다고 했는데 이제는 치즈로서 부피가 커지면서 남들의 문제 제기에 생각보다 많은 파도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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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치즈는 분명 자신의 색을 찾아가고 있었다. “사실 대중 분들이 말하는 치즈 색을 잘 모르겠어요.(웃음) 예전부터 작업을 해오면서 사람이 바뀌어가며 생각이나 마음가짐이 자연스러운 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럴수록 요즘 내 색이 무언가 생각하게 됐어요. (치즈색은) 찾기도 어렵고 타협점도 어려운 것 같아요. ‘좋아해’ 이후 대중이 말하는 치즈의 색에 중점을 두고 만들기도 했는데 또 대중은 그게 아니라고 하시기도 하고…. 내 자신에 대한 자신이 없어지기도 했어요. 굉장히 조심스러워졌는데 아직도 많이 휘청되는 것 같아요. 치즈의 색에 대해 말이 많아지면서 그 안에 갇혀버릴까봐 두렵긴 하지만, 그럼에도 아트스트 입장에서는 예전과는 다른 자연스러운 변화와 새로운 시도를 이질감 없이 해야하는 것 같아요.”

식상할 수 있지만 다시금 초심의 소중함도 언급했다. “‘좋아해’로 차트에 상위권으로 진입하면서 그 뒤로 차트를 보는데 한번 들어가 보니 계속 들어가게 되더라구요. 예전에는 차트는 나와 관계 없는 이야기였는데 어느 순간 연연하는 것 같아 이제는 신경 쓰지 않고 결과물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2018년에는 치즈가 더 단단해졌으면 좋겠어요.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초심으로 돌아가 좋은 것을 하자는 말을 가슴에 다시 새기고 있어요. 이제는 스스로 확고해져야 하는 시기 같아요. 아무리 욕을 먹어도 망한다는 소리를 들어도 꿋꿋이 가보려고 해요. 제 목소리는 변하지 않잖아요.”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 메직스트로우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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