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민석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스피드 스케이팅 박지우가 김민석과 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1분 44초의 벽을 넘어라.’

남자 스피스스케이팅 1500m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빙속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재로 1500m 최강으로 꼽히던 세계기록(1분 41초 02) 보유자 데니스 유스코프(러시아)가 출전을 못하게 돼 그야말로 춘추전국 시대로 돌입했기 때문이다. 5000m 금메달을 차지한 스벤 크라머를 앞세운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조이 맨티아 등이 버티는 전통의 강자 미국이 왕좌 쟁탈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괴물’로 불리는 한국의 김민석(19·평촌고)도 도전장을 내밀고 이변 연출을 준비하고 있다.

김민석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몸무게를 3㎏가량 늘려 스태미나 보강에 중점을 뒀다. 지구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7㎏가량 감량했다 낭패를 본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체력을 키웠다. 스스로도 “메달 후보권에도 이름이 올라가지 않아 오기가 생겼다. 뭔가 보여주겠다는 독한 마음을 먹고 대회를 준비했다”고 결의를 다졌다.

[포토] 질주하는 \'빙속 황제\' 크라머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가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해 질주하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약관도 채 되지 않은 김민석은 동료들 사이에서 ‘괴물’로 불린다. ‘제2의 이승훈’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 장거리 유망주에서 자타공인 1500m 국내 최강자로 변신했다. 지난 2015~2016시즌 릴레함메르 유스올림픽과 지난해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1500m 금메달을 따내며 혜성처럼 등장한 김민석은 지난해 2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별 선수권대회에서도 1분 46초 5로 5위에 올랐다. 당시 세계랭킹 3위였던 맨티아(1분 46초 70)뿐만 아니라 세계랭킹 5위 패트릭 로스트(네덜란드·1분 46초 156) 등 세계적인 스프린터들이 김민석보다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동메달을 획득한 크라머(1분 45초 50)와도 0.55초 차에 불과했다. 이번 시즌 ISU 1~4차 월드컵 성적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랭킹에서도 10위에 올라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리허설도 잘 마쳤다. 지난달 열린 동계체육대회에서 1500m를 비롯해 4관왕을 차지하며 최상의 컨디션임을 알렸다. 결전지가 ‘약속의 링크’라는 점도 호재다. 김민석은 “(경기가 열리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은)좋은 기억(세계선수권대회)이 있는 장소다. 빙질이 내게 딱 맞는 상태라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크라머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치르는 경기라 기대되는데 꼭 이기고 싶다”고 결의를 다졌다. 그는 “메달 획득 가능성은 팀 추월이 더 높지만 선수로서 개인종목에서 메달을 따는 게 욕심난다. 1분 44초대를 목표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전략을 잘짜서 준비할 것”이라고 신세대 다운 당찬 포부를 남겼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 경기는 13일 오후 8시부터 시작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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