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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묘기를 펼치는 하프파이프 경기 장면. 한국은 이강복, 장유진 고교생 듀오가 대표로 나선다. 사진제공 | 스포티즌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프리스타일 스키는 말 그대로 스키를 타고 다양한 몸짓으로 설원을 자유롭게 누비는 여러 경기를 통틀어 일컫는다. 때문에 ‘설원의 서커스’라고 불린다. 우리에게 익숙한 알파인 스키가 속도를 경쟁하는 종목이라면 프리스타일 스키는 슬로프를 자유롭게 활강하면서 공중곡예를 통해 화려함과 다양한 동작, 창의성을 겨루는 종목이다. 백플립, 트위스트 등 선수들의 화려한 공중 기술을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1910년대 처음 등장한 프리스타일 스키는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는 시범종목으로 진행됐으며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때 모굴이 올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1994년 릴레함레르 대회에서는 에어리얼이 정식 종목에 포함되는 등 확대돼왔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는 모굴, 에어리얼, 스키크로스, 스키 하프파이프, 스키 슬로프스타일 등 5개 세부 종목이 남녀로 나뉘어 펼쳐지며 총 10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9일 남녀 모굴 예선을 시작으로 23일 여자 스키크로스 결승까지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다.

프리스타일 스키 가운데 우리에게 그래도 친숙한 것은 ‘모굴’이다. 올록볼록한 바닥의 코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통과하는 종목이다. 코스 중간에는 2번의 점프 섹션이 있는데 점프에서의 공중 동작, 난이도, 자세 등도 점수에 반영된다. 출발선에서 결승선 사이에 두 개의 점프대가 설치돼 있어 여기에서 턴과 점프 기술을 보여줘야 한다. 올림픽에서는 싱글 경기만 치르며 턴(60%), 공중 동작(20%), 결승전 통과시간(20%)을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예선전을 치러 20명의 선수가 첫 번째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하고 6명의 선수가 최종 파이널에 진출해 승부를 가린다. 모굴스키는 한국 등 아시아 선수에게도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기도 하다. 한국은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결선에 진출한 최재우(24·한국체대)가 기대주로 꼽힌다. 사촌지간인 ‘서패밀리’ 서명준(26), 서정화(28), 서지원(24)도 안방 올림픽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눈위의 기계체조’로 불리는 ‘에어리얼’은 기계체조의 도마와 유사하다. 도마 경기처럼 도약을 거쳐 날아올라 착지하며 한 번에 연기를 펼쳐 그 높이나 동작의 완성도, 착지 등을 통해 순위를 가린다. 도약이 20%, 폼이 50%, 착지가 30%를 차지한다. 예선전에서 2차례 점프를 진행한 뒤 12명의 선수가 첫 번째 파이널 라운드에 오르고 4명의 선수가 최종 파이널에 올라 메달의 주인공을 가린다. 특성상 기계체조에서 전향하는 선수가 많다. 한국도 ‘도마의 신’ 양학선을 키워낸 조성동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고 체조 선수 출신인 김경은(20)이 유일한 한국선수로 출전한다.

‘스키 크로스’는 설상 위의 쇼트트랙이라고 불린다. 4명의 선수가 뱅크, 롤러, 스파인, 점프 등 다양한 지형지물로 구성된 코스에서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이다.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 중에선 유일하게 여러 선수가 동시에 경기하면서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하며 강인한 체력과 수준 높은 스키 실력을 요구한다. 조별로 4명으로 구성해 상위 2명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스키 하프파이프’는 이름처럼 ‘반으로 자른 파이프’ 모양의 슬로프에서 경기를 한다. 너비 19∼22m, 높이 6.7m의 반원통 모양 코스의 양쪽 끝을 쉴 새 없이 오르내리며 공중회전이나 점프를 선보인다. 파이프의 끝 부분(플랫폼)에서 점프하는 높이가 통상 3m를 넘기 때문에 박진감 넘치고 화려하지만 그만큼 부상 위험도 크다. 스키 하프파이프는 소치올림픽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다른 종목에 비해 선수가 적어 세계 상위권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한국은 이강복(18·서울고), 장유진(17·수리고) 등 고교생 듀오가 대표로 나선다.

‘슬로프스타일’은 레일이나 테이블, 박스 등 여러 기물과 점프대로 코스에서 열리는 경기다. 기물 위에 올라선 채 내려온다거나 점프대에서 공중 동작을 선보인 뒤 착지하는 등 역동적인 연기가 이어진다. 선수는 다양한 기물들 중 자신 있는 것을 선택해 연기할 수 있고 아찔하고 화려한 기술들이 많이 연출된다. 예선전을 통해 12명이 결승에 진출한다. 한국은 미국 입양아 출신인 국가대표 이미현(23)이 지난해 1월 이탈리아 세이저 알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월드컵에서 최종 7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공중에서 한 바퀴 반인 540도를 비틀어 도는 일명 ‘로데오 파이브’가 주특기다. 메달 획득은 아직 벅차고 결선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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