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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기자회견이라도 해야할까봐요. 시력 1.5입니다.”

배우 최다니엘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는 안경이다. 그가 지닌 이지적이고 도회적인 이미지의 방점을 찍어주는 소품이다. 군 제대 후 3년만의 복귀작이었던 KBS 월화극 ‘저글러스’에서도 그는 특유의 젠틀한 이미지와 반전 매력을 발휘하며 시청률 1위를 견인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깜짝 고백’을 했다. “지난 2010년 ‘지붕뚫고 하이킥’에 안경을 쓰고 나와 큰 사랑을 받았어요. 이후 안경을 안 쓰고 나온 작품이 많은데 많은 분들이 제가 안경을 쓴 것만 기억하시네요.”

이어 “평소 안경을 안쓰니 쓰면 어색해요. 안경을 벗고 연기하는게 훨씬 편하죠. 안경은 테가 눈을 가려 제약을 주는 경우도 있어요. 앵글, 조명 탓에 눈이 가려져 NG가 나는 경우도 있고요”라고 덧붙였다.

안경을 쓰고 촬영해야 할 때는 카메라가 돌기 직전까지 안경을 벗고 있다. 상대 배우가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는 그의 모습을 어색해 하진 않는지 묻자 그는 “(그분들이) 알아서 해야죠. 그들 기분까지 제가 어떻게……”라며 밝게 웃었다.

그는 이번 ‘저글러스’ 촬영 때 안경 때문에 크게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했다. “12회에 백진희씨와 키스씬이 있었어요. 대본에는 ‘격렬한 키스를 한다’고만 돼있었지만 ‘지나가는 씬이 아니라 뭔가 의미를 줘야되겠다’ 싶어 진희씨와 ‘여자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어떨까’라고 논의했어요. 진희씨에게 ‘내 넥타이를 네가 풀고, 키스하다가 나를 끌어당겨라. 그리고 네가 내 안경을 벗겨라’라고 3단계 키스씬을 주문했어요.”

최다니엘의 안경을 백진희가 벗기는 씬은 그동안 아무도 보지 못했던 극중 최다니엘 캐릭터의 맨 얼굴을 백진희에게 허락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게 최다니엘의 ‘야심찬 계획’이었다. “안경이 주는 ‘사악함’의 이미지, 주인공의 ‘사회적 가면’이 벗겨지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거 같았어요. 야심찬 키스씬이었어요.”

하지만 백진희가 키스씬에서 최다니엘의 안경을 벗기는 장면은 최다니엘의 계획과 달리 편집됐다. 최다니엘은 “감독님께 항의했어요.(웃음) 왜 그 장면을 안쓰셨냐고. 자기도 모르겠대요. 촬영이 촉박하게 진행돼 편집본만 보고 오케이 사인을 내리신 거 같더라고요. 자신도 본방송에서 처음 보셨대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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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니엘은 “한스럽고 안타까워서 쫑파티 때 편집기사님께 왜 그 장면을 편집하셨냐고 항의하려 했는데 안오셨어요.(웃음) 그 안경씬은 한으로 남았어요. 꼭 인터뷰에서 얘기하고 싶었어요. 왜 제 안경을 밴진희씨가 벗기는 씬이 편집됐는지 이유는 못들었어요. 이전에 작가님, 편집기사님이 여론 차원에서 안경을 벗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알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래서 편집된 게 아닌가 추측만 하고 있어요”라며 “안경을 자주 써서 불편한 건 없어요. 다른 건 안 속상해요. 그런데 그 씬은 생각할 수록 속이 너무 상해여”라고 반복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다니엘의 외모적인 또다른 특징은 나이에 비해 성숙해 보이는 외모였다. 최근에는 삼십대 초반인 실제 나이와 외모에서 풍기는 나이대의 ‘싱크로율’이 맞아가는 모습이다.

“전 중2때 얼굴이 지금 얼굴이에요. 예전에는 나이에 비해 높은 연령대의 연기를 했어요. 어릴 때 조숙한 연기를 할 기회를 받을 순 있지만 막상 연기하면 티가 나요. 나이들어 보이는 외모의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하이킥’ 때는 동갑인 윤시윤의 큰 삼촌 역할로 나왔어요. 그땐 성숙함을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했는데, 점점 실제 나이와 극중 나이가 맞춰져서 부담없이 편하게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는 점점 어려진다는 평가에, ‘내친김에 학원물’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야심찬 계획도 공개했다. “학원물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학생 역할이요. 학생 역할 한번 못하고 40~50이 되면 안타까울 거 같아요. ‘두사부일체’ 같은 류가 아니면 해볼 수가 없잖아요.”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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