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혁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

[스포츠서울] 요즘은 지도 앱만 있으면 낯선 곳을 여행하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목적지를 설정하고 추천된 경로를 확인할 때 큰 그림으로는 대략적인 방향을 알 수 있고, 작은 그림으로는 세부적인 경로를 확인해 볼 수 있어 좋다. 마찬가지로 재테크를 할 때도 큰 그림과 작은 그림으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2018년 재테크 여행을 막 출발한 분들이 방향설정에 도움이 될 큰 그림(Big Picture)을 소개해 본다.

2018년 금융시장을 전망해 본다면 ‘경기확장 속 인플레이션 압력 강화로 위험자산의 투자선호도가 지속될 것’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 위험자산(주식 등)의 강세는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경기확장세가 올해도 지속돼 신흥국으로의 긍정적 낙수효과와 더불어 기술혁신(4차산업혁명)에 따른 주도 주들의 실적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주가 상승세가 주도업종에서 주변 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단, 경기활황에 따른 소비자물가상승 압력 또한 다소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자산축소를 시작한 미국 외에 다른 나라들도 완화에서 긴축으로 금융정책 기조의 변화가 예상된다. 예를 들어 유럽중앙은행은 올해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며, 일본은행 또한 양적완화의 축소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11월부터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하기 시작했다. 2016년 이후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만약 지정학적 이슈나 기상이변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 중앙은행들의 긴축 압박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새로운 충격이 될 수도 있다. 다만 과거 경기와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한 경우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이 긴축속도 조절을 통해 이러한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해 온 만큼 현재로서는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역별로는 우선 국내증시의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과 수출증가에 따른 기업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가운데 여전히 낮은 밸류에이션의 증시 재평가에 따른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와 지배구조개선 등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달러 환율 레벨의 부담이나 북한 핵 개발에 따른 한·중 외교갈등 등의 변수가 있으나 주가에는 이미 일정수준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지난해 전고점을 찍은 미국 증시는 완만한 경기 확장세와 기업이익 확대로 인해 현재의 강세장이 좀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익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이 여전히 크고 현재의 경제 성장세가 민간소비보다는 자본지출 확대에 주로 기인하는 만큼 전반적 상승보다는 섹터별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유럽 증시는 글로벌 경기호조 영향이 독일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변국으로 전이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전망은 여전히 양호하다. 양적 완호 축소에 따른 유로화 상승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지난해 초부터 선반영된 만큼 리스크는 제한적인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깜짝 경제성장률 달성과 외환 건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중국 증시 또한 여전히 긍정적 전망이 기대된다. 소비자들의 구매력과 눈높이가 동시에 상승하면서 질적 업그레이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수출환경 개선과 내수성장 지속으로 경상수지 개선과 통화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아세안 증시와 에너지 가격 회복 수혜와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기대되는 러시아 증시도 2018년 강세가 예상되는 유망 투자처이다.

채권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는 경기가 개선되는 가운데 금융정책 전환과 유동성 공급축소 영향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기대감이 맞물리는 만큼 가산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회사채 중 단기물에 한해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해외채권은 높은 금리 레벨에 경상수지 개선에 따른 통화가치 추가상승이 기대되는 신흥국 채권과 변동금리부 고금리 대출채권인 뱅크론에 투자하는 상품이 상대적으로 유망해 보인다.

곽재혁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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