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부산아시안게임 북한 응원단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북측 예술단 공연<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이어 열리는 평창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에도 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차관급 실무회담과 관련해 “북측이 평창 동계올림픽 뿐 아니라 패럴림픽에도 대표단을 보내겠다는 개략적인 구상을 알려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남과 북은 패럴림픽 선수단 참가와 관련해서도 평창 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와 협의를 통해 최종 확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2012년과 2016년 등 두 차례에 걸쳐 하계패럴림픽 선수단을 파견했으나 동계 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북한의 평창 패럴림픽 참가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북한 장애인 체육을 지원하는 미국 민간단체 킨슬러 재단에 따르면 장애인 노르딕스키 선수인 마유철(27)과 김정현(18)이 이달 중순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스키장에서 동계훈련을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둘은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독일 오베리드에서 열리는 2017~2018시즌 파라 노르딕스키 월드컵에도 출전한다. 다리 절단 장애를 가진 이들은 노르딕스키 좌식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평창 올림픽처럼 응원단이나 예술단 등 대규모 대표단을 보낼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에 앞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북한 대표단의 패럴림픽 비용을 대겠다고 나선 단체가 없다”며 이 문제가 주요 해결과제임을 전하기도 했다.

남측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응원단 규모는 23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실무회담을 통해 올림픽위원회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이 서해선 육로를 이용해 남측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응원단 규모는 230명으로 제안했다. 이날 회담에선 아울러 태권도 시범단 파견 규모,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 마식령 스키장 이용 등에 관한 입장 교환도 이뤄졌다. 평창 올림픽 및 패럴림픽 이후의 남·북 문화체육 교류 가능성까지 살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회담장엔 북측 대표 중 하나로 조선중앙통신 김강국 기자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일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 때 북측 취재단으로 참가했던 그는 졸지에 기자에서 대표로 신분이 달라졌다. 지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당시 북측 취재단 일원으로 남쪽을 찾은 뒤 미디어센터 앞에서 “김정일 정권 타도”를 외치던 보수단체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던 인물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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