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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원 서울특별시한의사회 홍보이사

[스포츠서울] 여자가 생리적으로 남자와 다른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바로 ‘생리(월경)’를 한다는 것이다. 평생 중 세 번, 여자가 한의사를 만나야 할 때는 바로 이 시기와 연관이 있다.

여자는 대략 14~15세에 초경을 시작해 49~50세에 생리가 끝난다. 신기한 점은 2000년 전 쓰여진 황제내경에 따르면 그 당시 여성의 초경 시기와 폐경 시기도 현재와 비슷했다는 것이다. 황제내경은 초경은 14세, 폐경은 49세로 적고 있다.

여자가 가장 처음 한의사를 만나야 할 때는 생리를 처음 시작하는 14~15세 무렵이다. 최근에는 초경을 일찍 시작하는 경우도 있어 빠르면 12세 정도에 만나보게 될 수도 있다. 생리와 관련해 꼭 점검해봐야 할 사항은 초경을 언제 시작했는지, 중·고등학교 시기에 규칙적 생리 주기를 갖게 되는지에 대한 것이다. 초경이 너무 빠르거나 늦으면 체질 등에 큰 문제는 없는지 진찰받아야 한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생리통이 심하거나 혹은 냉이 지나치게 나오는 등 이상증후가 보일 경우 어린 시기에 이를 잡아주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한의사를 만나야 할 시기는 임신과 출산 전후다. 아이의 건강은 아이를 갖기 전 부모의 건강과 직결된다. 아이를 가진 부모가 아이의 건강을 챙기는 경우는 많아도, 임신하기 전 내 건강이 아이의 건강에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 자녀 계획이 있는 부모는 임신준비를 하면서 우선 체질과 건강 상담을 받아 건강을 유지하고, 임신 중 불편한 증상이 생길 경우 몸에 순한 한약으로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 출산 직전과 출산 후에도 마찬가지다.

과거 왕실의 여성들은 임신 전에는 체질에 맞는 건강관리를 받고, 임신 중에는 대략 6개월 차가 되면 임신 보약을 복용했다. 출산 직전에는 아이를 순산하게 하는 약을, 출산 후에는 어혈과 부기가 빨리 빠지게 하는 약을 먹었다. 그리고 분만후 나타나는 오로 등이 모두 빠지면 산후보약을 복용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어머니의 건강과 정서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세 번째로 한의사를 만나야 할 시기는 바로 폐경기다. 이 시기를 큰 문제 없이 잘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여성의 경우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거나, 몸에 땀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우울증이 오는 등 여러 증세로 고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갱년기 증후군’이라고 일컫는다. 이때에는 일시적으로 증세를 억누르는 치료보다 근본 치료를 하는 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폐경기에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여성은 추후 60대, 70대가 되어서도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가 있어 제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돈 있는 집이 아니면 의관 한 번, 한의사 한 번 만나기가 힘들었지만 요즘은 예전에 비해 한의 치료비도 많이 저렴해졌고, 기본 진찰 정도는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건강상담을 받는 것이 매우 쉬워졌다. 다만, 아쉽게도 아직 생애주기별 여성 한약에 대한 보험적용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데, 이에 대한 보험적용도 한시라도 빨리 이루어지길 바라는 바이다.

곽도원 서울특별시한의사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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