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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삼성 박한이, 조동찬, 손주인. 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2010년 대 초반 삼성 왕조 구축에 공을 세운 3명의 베테랑 박한이, 조동찬, 손주인이 2018시즌 다시 삼성에서 뭉쳤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이들의 팀내 입지는 굳건하지 않다. 치고 올라오는 젊은 선수들과의 치열한 주전 경쟁이 베테랑 3인방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 왕조를 구축하며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한 세 선수는 2013년 손주인이 LG로 이적하면서 헤어졌다가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손주인이 삼성으로 유턴하면서 재회했다. 하지만 세 선수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치 않다. 입지를 다지기 위해선 젊은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육성을 통한 리빌딩과 세대 교체를 기치로 내건 삼성은 젊은 선수 육성에 공을 들이면서 꾸준하게 기회를 부여했고 이를 통해 지난 몇 시즌을 거치며 잠재력을 지닌 젊은 선수들이 여럿 등장했다. 세대 교체의 과도기에 있는 삼성에서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세 베테랑의 설 자리가 좁은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박한이는 좌익수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 배영섭과 김헌곤 외에도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박찬도와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이성곤에 거포 유망주 이현동 등 삼성이 보유한 좌익수 자원은 넘쳐난다. 지난 시즌 부진했다는 점도 박한이에겐 악재다. 박한이는 2017시즌 부상에 시달리며 68경기 출전에 그쳤다. 프로 데뷔 후 가장 적은 출전 기록이다. 타율 0.263, 4홈런, 14타점에 그쳤고 16년 연속 이어오던 세 자리 수 안타 행진도 끊겼다. 스프링 캠프와 연습 경기를 통해 주전 여부가 결정나겠지만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에게 우선권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지금으로서는 좌익수보다 지명 타자 쪽을 노리는 편이 더 수월해 보인다. 하지만 지명타자 역시 경쟁을 통해 쟁취해야 하는 점은 똑같다. 박한이가 이를 악물고 2018시즌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내야 유틸리티 조동찬과 손주인도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김상수, 강한울, 김성훈, 이원석, 안주형 등 내야 자원과 주전 경쟁이 예상된다. 내야 대부분의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은 두 선수에게 커다란 이점이다. 박한이와 달리 두 선수는 지난해 제 몫을 했다. 조동찬은 지난 2005년(122경기) 이후 가장 많은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9, 10홈런, 46타점을 기록했고, 손주인도 115경기에 나와 타율 0.279, 5홈런, 33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보여줬던 활약이 올해 스프링 캠프와 시범 경기에서도 이어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30대 중·후반에 접어들며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3인방이지만 열정만큼은 젊은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세 선수 모두 김한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바야흐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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