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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남북대결 직후 양팀 선수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출처 | 평창 올림픽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예술단과 단일팀 논란이 한 달도 남지 않은 2018 평창 올림픽을 휘감고 있다. 스포츠의 본질은 사라졌다. 정치적인 밀어붙이기가 여기저기서 이뤄지고 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구성되면 우리 선수들의 출전권이 박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우리 선수들이 배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보통 단일팀은 5대5로 (동수로)구성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이번에는 우리 선수 23명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플러스 알파를 가지고 논의하는 것”이라며 “선수교체가 자주 이뤄지는 아이스하키 특성상 우리 선수들이 출전 못 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문제를 선수들과도 상의하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도 장관의 발언을 요약하면 여론조사 결과 80% 가량의 극심한 국민적 반대에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또 단일팀 구성 당사자인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의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았으며, 이제 얻을 예정임을 시인한 셈이 됐다.

그러나 이런 산술적 계산으로 “우리 선수들이 배제되는 없을 것”이라고 한 것은 스포츠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4년간 아이스하키를 위해 피땀 흘린 한국 여자 선수들의 경우 어떻게든 링크에 서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조직력이나 동기부여에도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스포츠 현장에서 15년간 일하고 있는 정우영 SBS스포츠 캐스터는 SNS를 통해 “아이스하키 종목 특성상 1~2분 간격으로 선수가 교체되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받는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는 문화체육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뒤 “관계자란 분이 아이스하키라는 종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보니 이런 무지한 이야기를 용감하게 내뱉을 수가 있다. 1~2분 간격으로 교체를 하는 이유는 체력 때문인데 교체도 전술이고 어떤 라인을 어떤 방식으로 투입하는 것도 감독의 작전이다. 교체도 막 하는 것이 아니다”고 꼬집은 뒤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보여주기식 단일팀 구성은 재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체육계에선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입상 가능성이 없다보니 결국 정부가 대표팀을 정치적 사안에 이용해 먹으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견해를 펼치고 있다.

스포츠 제전인 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예술단 논의부터 진행되는 것 역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남·북 대표단은 15일 북한 예술단의 평창 올림픽 참가 논의를 위해 판문점 북측 장소인 통일각에서 만나 논의했다. 당초 남측은 이날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관련 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북측은 그 대신 예술단 파견 실무접촉을 먼저 열자고 수정 제의했다. 이날 회담엔 ‘북한의 소녀시대’로 불리는 모란봉 악단의 현송월 단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동계스포츠 실력이 떨어지는 북한은 이번 평창 올림픽에 선수단은 20여명 정도를 파견하고 예술단과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참관단 등 스포츠와 관계 없는 인사들을 대거 집어넣을 예정이다. 그런 시점에서 자신들이 비중을 크게 두고 있는 예술단 카드부터 먼저 꺼냈다. 결국 140명 규모의 관현악단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창 올림픽 기간 중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하기로 했다. 북한은 이날 예술단 관련 회담 도중 남측이 원했던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실무회담 일정을 17일로 통보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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