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1 리턴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마검, 이판 가고 최변 온다.

최근 안방극장은 법정을 그대로 옮겨놔도 될 판이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KBS2 월화극 ‘마녀의 법정’에 이어 11일 종영한 SBS 수목극 ‘이판,사판’이 각각 마이듬 검사(정려원 분)와 이정주 판사(박은빈 분) 등이 법정 공방을 펼치는 이야기였다. ‘이판,사판’ 후속작으로 17일 첫 방송하는 ‘리턴’은 고현정이 맡은 최자혜 변호사 역을 중심으로 사건을 쫓는 스릴러물이 될 예정.

흥미진진한 장르물의 득세 속에서 여주인공들이 법조인으로 등장하며 안방팬들의 관심을 끌려는 이유는 뭘까. 한 드라마 관계자는 “직업적으로 엘리트고, 상류층인 직업군이다. 그러나 실제 삶은 굴곡진 사연이 있을 수 있어 동경과 궁금증을 동시에 가질 수 있게 하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요즘 실제 사법고시 등 합격률을 봐도 여성의 비율이 상당히 높아 이런 캐릭터들의 등장이 대중들에게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가지 사회적 이슈로 검찰과 법정이 각종 사건사고를 다루는 본격 현장이 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들 있다. 형사물은 여자 형사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현실적으로 좀 와닿지 않는다면, 여성 법조인들의 이야기는 훨씬 자연스러운 이야기들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안방의 주요 소재가 되고 있다”고 봤다.

고현정3 리턴

그렇다면 법정물들의 흥행 가능성도 높은걸까. 일단 ‘마녀의 법정’과 달리 ‘이판,사판’은 동시간대 경쟁작들 사이에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정주 판사의 멘토 역할을 하던 유명희 교수(김해숙 분)이 진범으로 드러나는 반전 스토리는 충격적이었는지는 몰라도, 연기력이 출중한 김해숙 등의 호연에도 설득력이 약했다. 법정물이라는 특수성을 살려 디테일에 좀더 심혈을 기울여야했지만, 여러 면에서 부족했던 탓이다. ‘이판,사판’의 한 관계자는 “대본에 쓰여있던 것들 중에서 여러 이유로 화면에 담지 못하거나 방송이 되지 못한 게 많았다. 그러면서 설명이 부족한 드라마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소위 ‘밑밥’을 깐만큼 잘 거둬들이려면 그만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상당히 높아져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인기 미국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KBS2 ‘슈츠’도 변호사들 사이의 소송과 협상을 주요 골자로 하는 이야기가 될 예정. 쏟아지는 법조인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구미를 잘 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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