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병호 \'홈런으로 팬들 응원에 보답하겠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9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환영식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5시즌 종료 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을 뛴 박병호는 미네소타 트윈스 구단과 2019년까지 보장 계약이 남았지만 남은 연봉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지난해 11월 친정팀 넥센과 연봉 15억 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영종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인천=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박병호가 돌아왔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이름을 날린 뒤 2015시즌 종료 후 태평양을 건넜던 박병호가 2년 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9일 귀국했다.

지난 2014~2015시즌 연속으로 50홈런을 넘기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잡은 박병호는 이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 4+1년, 총액 120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빅리그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첫 시즌 초반 괴력을 과시하며 홈런 레이스를 펼쳤지만 빠른 공에 약점을 노출하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타율 0.191, 12홈런, 24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이후 박병호에게 더 이상 빅리그 승격 기회는 오지 않았다. 지난해 시범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미네소타 구단은 박병호를 외면했다.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을 마친 박병호는 고심끝에 잔여 연봉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한국 복귀를 결정했고, 지난해 11월 원 소속팀 넥센과 연봉 15억 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9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박병호는 인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된 환영식 및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넥센 고형욱 단장과 장정석 감독, 주장 서건창이 참석해 박병호의 컴백을 환영했다. 박병호는 “제가 좋은 성적을 얻은 것도 아니지만 성대한 환영식을 마련해주신 넥센 이장석 대표 및 관계자 분께 감사드린다. 2년전에 큰 목표를 가지고 미국으로 떠났고, 첫 해에는 부상으로, 지난해에는 새롭게 도전한다고 마음먹고 했는데 결국엔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왕 돌아왔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넥센이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박병호와 일문일답.

-야구선수로서 여러 경험을 했을텐데 지난 2년은 어떤 의미인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뛰었는데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좋은 선수를 많이 만났다. 야구선수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더욱 좋은 선수를 만나고 싶어 도전을 했다. 결과는 안 좋았지만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걸 알았고, 그들과 대결해 본 것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미국 2년 동안 아쉬움이 많았을 텐데 가장 아쉬웠던 적은 언젠가.

첫 해 메이저리그에서 시작했을 때 홈런을 많이 치면서 좋은 날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잊고 지난해 새롭게 도전을 했다. 스프링캠프 때 좋았는데 마이너에서 시즌을 출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잘 할 거란 믿음이 있었는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마이너에서 쉽게 잊고 편하게 하질 못했다. 자신감도 많이 떨어져 힘들게 생활한 것이 많이 아쉽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시범 경기 성적이 좋았지만, 마지막 날 마이너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4월에 금방 올라올 수 있을 것이란 얘기를 듣고 내려가서도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기운이 꺾였고, 복귀 후에도 좋은 타격감을 찾기위해 노력했는데 이미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콜업 시기가 몇 번 왔는데 다른 선수가 선택이 되면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가장 특별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투수를 예로 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는 선수들이 즐비했다. 구속이나 변화구가 더 뛰어났다. 야구 외적인 환경들도 선수가 뛰어보고 싶은 좋은 환경들이 잘 갖춰져 있다.

-결정적으로 KBO리그로 돌아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마이너에서 시즌을 끝내고도 계약기간이 남았기에 다시 도전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마이너 생활이 많이 힘들었고, 그런 상황에서 이장석 대표님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엔 바로 답변을 못드렸다. 좀 더 즐겁게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복귀 선택을 하게 됐다. 트리플A 다음 레벨이 메이저리그인데 하늘과 땅 차이다. 식사나 숙소 등 모든 환경들이 힘든 점이 많았다.

-넥센에 돌아오면 새 구장에서 뛰게 된다. 느낌이 어떨 것 같나.

저도 많이 궁금하다. 프리미어12 대회 앞두고 쿠바와 경기를 했던 게 첫 고척돔 경기였는데, 고척돔의 느낌이 어떨지 궁금하다. 캠프 다녀와서 빠른 시간안에 적응을 해야할 것 같다.

-유니폼 받을 때 기분이 어땠나.

들어오면서 넥센 관계자분들 보니 기쁜 마음이 들었다. 유니폼 받을 때도 편안한 마음도 들고 다시 한 번 즐겁게 야구장에서 뛰어다닐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2년 전의 박병호와 비교해봤을 때 어떤 변화가 있었나.

솔직히 올해 어떤 성적을 낼지 잘 모르겠다. 2년 동안 KBO리그에서 뛰지 않은 것이 걱정도 된다. 하지만 넥센에 복귀했기 때문에 금방 적응할거라 믿는다.

-황재균, 김현수 선수와 국내무대에서 경쟁하게 됐는데 덕담 한 마디 해달라.

함께 복귀하게 됐는데 김현수 선수는 저희보다 낫다. 황재균 선수와 저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좋은 얘기는 듣기 어려울 거다. 그렇지만 저희가 선택한 길이고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야구 인기도 올라가고 팬도 많이 좋아해줄거라 생각한다. 한국야구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넥센이 지난 2년과 달리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어떤가.

많은 선수들이 세대 교체가 된 걸로 알고 있다. 제가 생각해도 어린 선수들이 잘한다고 생각한다. 팀 컬러도 많이 바뀌었고,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좋은 선수들이 많고 저도 합류를 해서 팀이 지난해보다 좋은 공격력이 나왔으면 좋겠다. 제 역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앞 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주면 많은 타점을 내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빅리그 진출을 시도할 한국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달라.

많은 선수들이 자격 조건이 갖춰지면 분명 도전을 할 거라 생각한다. 도전하는 것은 응원한다. 선수 본인의 선택이고 꿈이 있기에 도전하는 거다. 상황이 돼봐야 알겠지만 한국에서 하던 그대로 미국에서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현수와 따로 얘기한 것이 있나. 또 메이저리그에서 아쉬움을 남긴 만큼 이번 시즌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를 것 같다.

김현수 선수와 따로 연락은 되지 않았다. 2년 동안 넥센에 있을 동안 목표로 잡은 거는 전 경기 출장이었다. 미국에 있는 2년 동안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2011년에 넥센으로 트레이드 됐고 2012년부터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잡았다. 2018년 목표도 같다.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넥센에서 펼치고 싶다.

-토종 홈런왕이 복귀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큰데, 홈런왕 경쟁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KBO리그에서 최정 선수가 외국인 선수에게 지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한 것도 알고 있다. 올시즌에는 거기에 저도 합류해서 많은 홈런을 때려 팬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 목표 개수는 따로 없다.

-2011년 넥센 유니폼 입었을 때랑 지금 유니폼 입을 때랑 기분이 어떻게 다른가.

그때는 트레이드 된 상황이어서 긴장이 많이 됐었다. 지금은 정말 집에 돌아온 느낌이다. 편한 마음으로 돌아온 것 같고 다시 넥센 선수들과 훈련을 해도 금방 적응할 것 같다.

-이승엽이 뉴스룸에서 박병호 얘기를 했다.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같이 선수생활을 할때도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자신의 기록을 깨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승엽 선배가 절 언급한 것만으로 감사하다. 은퇴를 하셔서 아쉽고, 이승엽 선배를 뛰어넘진 못하지만 이승엽 선배가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고 싶다.

-미국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2016년 처음 미국에 도전해서 메이저리그 생활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 돌이켜 보면 그래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가 가장 행복하고 이런 경험을 또 어떻게 해보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베테랑으로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넥센 선수단의 연령층이 많이 낮아졌다. 현재 분위기를 잘 모르지만 캠프때부터 적극적으로 대화도 많이 하고 후배들을 잘 챙기면서 얘기를 많이 들어주는 역할을 하겠다. 경기에서는 코칭스태프가 얘기 못해주는 것을 말해주며 주장 서건창을 많이 도와주겠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훈련법이 본인의 방식과 차이가 있었나.

거의 비슷했던 거 같다. 그만큼 넥센 트레이닝 파트가 잘 했다는 증거다. 미네소타 트레이닝 파트를 봤을 때 기존에 해온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네소타는 순발력 부분에서 민첩성 훈련을 많이 하더라. 그런 부분은 저도 배워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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