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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양다일은 구랍 29일, 데뷔 3년만에 발표한 정규 1집 ‘인사이드(inside)’에 대해 자신의 음악 인생에 전환점이 될 앨범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1년 음악 프로듀서 정키의 ‘잊혀지다’ ‘이토록 뜨거운 순간’ 등에 객원 보컬로 참여하며 이름을 알린 양다일은 이후 2015년 전격 데뷔, 싱어송라이터로서 역량을 드러내며 꾸준한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또 솔로 앨범 활동 외에도 가수 산이, 버벌진트, 효린, 그룹 애즈원, 그룹 세븐틴 도겸 등 다양한 가수들과 꾸준한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적 커리어를 쌓아왔다.

최근 만난 양다일은 첫 정규 앨범을 작업하며 그동안 느낀 여러 압박감을 털어낼 수 있었고, 음악적으로는 여러 ‘치장’을 걷어내고 목소리를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데뷔 2년만에 첫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첫 정규앨범이다 보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특별함이 남는다. 양다일이란 가수의 이름과 함께 늘 거론될 첫 정규앨범이다 보니 만들면서 더 집중하게 됐다. 꼬박 1년간 작업했다. 성적에 대한 기대감보다 앞으로 내 인생에 남을 앨범이란 의미에서 기대감이 든다. 이전에 느꼈던 압박감은 많이 사라졌다.

음원이 빨리 많이 소모되는 시장이지만 가수에게 ‘정규 앨범’이 지니는 의미는 여전히 크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정규 앨범 한장 없는 가수는 스스로 내세울 게 별로 없는 뮤지션이라고 믿는다.

-이전에 느꼈던 압박감이란 무엇인가.

가난하게 자랐고,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늘 밥 먹는 것도 힘들었다. 2015년 데뷔 후 ‘앨범이 안되면 어떡하지?’, ‘언제쯤 나는 내 음악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러다 보니 음원 하나 하나가 나올 때마다 성적에 대해 많이 신경을 쓰게 되더라. 성인이 된 뒤 2015년까진 힘들었다. 집안 형편도 안좋은데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지해야 해 죄송했다. 힘겹게 끼니를 때워 나가야 했다.

아주 잘 살진 않더라도 예전처럼 먹고 살기 힘든 상태는 벗어나 그래도 먹고는 살 수 있는 형편이 되다보니 그런 경제적 압박감에선 벗어났다. 경제적으로 아주 풍요로운 건 아지지만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입고 싶은 걸 입을 수는 있다.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압박감에 목매는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압박감을 느끼며 만든 작업물, 압박감을 털어내고 만든 이번 정규 앨범 사이에 준비 과정에서 차이점이 있나.

압박감을 심하게 느낄 때 만든 결과물을 다시 들으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내 기준과 다르게 엉뚱한 결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압박감 때문에 겉멋이 들어가거나, 의도 하지 않았던 영향을 받게 된 경우가 있었다. 지금 와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 노래도 있다. 보컬적으로 힘이 들어갔다던지, 편곡에서 과도하게 화려한 요소가 들어간 곡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정규앨범은 다르다. 뒤늦게 후회할 곡은 없을 것 같다. 애초 내가 느낀 감성 만으로 앨범을 만들었고, 다른 요소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첫 정규 앨범 ‘인사이드’에 대해 소개해 달라.

앨범 전체를 통해 내 내면을 다루려 했다. 친구, 일, 사랑과 이별 등을 경험하는 내면을 담으려고 한 앨범이다. 리듬이 중시되는 곡보단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이 담겨 있다. 나는 노래를 만들 때 가사를 가장 중요시 한다. 개인적으로도 멜로디보다 가사가 좋아서 듣게 되는 노래가 많다. 다른 아티스트의 노래를 많이 듣지만 멜로디가 좋아도 가사가 내 취향이 아니면 오래 듣게 되질 않는다. 가사가 정말 좋으면 어떤 멜로디에 담겨도 좋게 들리는 경우가 있다.

-첫 정규앨범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면.

음악적으로 내게 전환점이 될 앨범이다. 다른 요소보다 내 목소리를 강조한 앨범이다. 앞으로 내 음악작업의 큰 방향이 될 것 같다. 예전엔 편곡적으로 더 멋있고, 화려하게 보이려 했다면 이번 앨범에선 어쿠스틱한 편곡 안에서 최대한 내 목소리를 드러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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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양다일은 R&B 보컬리스트로 구분이 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번 앨범엔 피쳐링, 콜라보레이션 등 다른 뮤지션과의 협업이 없다.

나를 장르적으로 구분지으면 어색한 기분이 든다. 예를 들어 하림, 이적, 윤종신 등 훌륭한 뮤지션 처럼 내 이름 뒤에도 특정 장르가 따라다니지 않으면 좋겠다.

첫 정규 앨범에 피처링을 누군가에게 부탁하지 않은 건 나만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를 좋아해 주는 분들이 들을 앨범이고, 첫 정규 앨범이니 오롯이 내 목소리로 채우고 싶었다. 첫 정규 앨범이니 누군가의 힘을 빌리고 싶지 않았다. 어느 순간 나보다 이름 있는 누군가의 힘을 빌리는 게 큰 도움도 되지 않고, 의미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피처링을 구해주지 않아도 돼 소속사도 편했을 것이다.(웃음)

-타이틀곡 ‘미안해’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한 남자가 만나는 상대와 다른 부분을 참고 견디며 ‘시간이 지나다보면 맞아지겠지’ 여기지만 결국 감당하지 못하고, 이별을 고하게 되는 내용을 담은 곡이다. 사실 앨범의 다른 곡이 다 만들어진 상태에서 타이틀곡을 고르려니 뭔가 아쉬움이 남아 뒤늦게 새로 만든 곡이다.

-이번 앨범으로 듣고싶은 말은.

‘진짜 좋다’. ‘잘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정말 열심히 정규 앨범을 준비했다. 스스로 어떤 한 부분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최대한 솔직하려고 노력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브랜뉴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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