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병학 인턴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는 단연 '세계 최고의 리그'로 불린다.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의 명장들과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겉과 달리 속은 몇몇 문제들로 인해 곪아가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EPL 22라운드' 왓포드와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22경기 무패행진(20승 2무)으로 리그 우승에 한 발 더 가까워졌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경기 막판에 측면 수비수인 카일 워커가 다쳤기 때문이다. 공격수 가브리엘 제수스가 크리스탈 팰리스 전에서 왼발 인대 손상으로 3개월 장기 부상을 끊은 지 고작 3일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한 번에 다치는 경우는 드물다"라며 "경기 일정을 반드시 조정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리그가 인기에 연연한 나머지 선수들 보호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며 "경기의 양보다 경기의 질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럼 워커와 같은 부상자들이 속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휴식기를 가지는 다른 유럽 리그들과 달리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EPL의 전통문화 '박싱데이(Boxing Day)'를 두고 겨냥하는 말이다. 실제로 맨시티는 지난해 12월 24일 본머스전을 시작으로 3~4일 연속해서 경기를 가졌고 결국 워커가 피로에 의한 근육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EPL의 곪아 터진 문제는 혹독한 경기 일정뿐만이 아니다.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심판 판정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비난을 보내기도 했다. 문제 제기는 1일 '2017~2018 EPL 21라운드' 아스널과 웨스트브롬위치와 경기가 1-1로 끝난 후에 나왔다.


경기가 끝난 후 벵거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EPL은 항상 심판 문제로 말이 많았다. 하지만 바뀌지 않는 데 말해봤자 소용이 있나?"라며 "난 항상 팬들에게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EPL 심판들에게는 불행하게도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게 낫다"며 다소 강도 높은 비난을 가했다.


이는 경기 막판에 나온 페널티킥 판정을 겨냥한 발언이다. 후반 43분, 아스널 센터백 칼럼 챔버스가 웨스트브롬위치의 수비수 키어런 깁스의 크로스를 막는 과정에서 손을 썼다는 이유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제이 로드리게스가 골망을 흔들었고 아스널은 1-1로 비기며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벵거의 발언에 축구해설가 게리 네빌은 "심판 판정은 아스널에게 다소 억울했던 판정"이라며 "EPL은 심판 문제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도 좋은 방안"이라고 힘을 실었다. 이 밖에도 해리 레드냅, 앨런 시어러 등도 위와 같은 발언에 동조했다.


다행히 문제 해결을 위한 EPL 측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영국 매체 'BBC'의 보도에 따르면 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FA컵 3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시범 적용될 예정이다. 이후 2018~2019 시즌부터 리그에 활용한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로써 심판 판정에 관한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거친 일정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박싱데이'에 관한 해결점은 여전히 묵묵부답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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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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