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악수하는 정운찬-구본능 총재
정운찬 제 22대 KBO 총재의 취임식이 3일 서울 강남구 캠코 양재타워에서 열렸다. 정운찬(왼쪽) 구본능 총재가 행사 전 악수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KBO리그를 이끌어나갈 한국야구위원회(KBO) 새 수장이 공식 취임했다. KBO는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양재동에 위치한 캠코양재타워에서 정운찬 신임총재와 구본능 전총재의 이취임식을 거행했다. 지난달 11일 KBO 이사회 의결을 통해 신임총재로 추대된 정 총재는 이날부터 공식 업무에 돌입한다.

정 총재는 취임사로 “먼저 제게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신 구본능 총재님과 프로야구 10개 구단 구단주님, 대표이사님, 그리고 관계자분들 및 야구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야구가 국민들의 힐링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식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중계권 재평가를 통한 현실화, 지방자치단체, 10개구단과 협력해 프로야구의 산업화 초석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구체적인 구상을 모두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KBO리그 출범 40주년인 2020년까지 산업화 기틀을 다지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초재와 일문일답.

[포토] 정운찬 총재 \'두산팬이지만...\'
정운찬 제 22대 KBO 총재의 취임식이 3일 서울 강남구 캠코 양재타워에서 열렸다. 정운찬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한국프로야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다. 총재가 바라보는 한국프로야구에 대해 갖고 계신 시각은?

한국야구가 전국민을 위한 힐링이 됐으면 좋겠다. 좀 더 높은 수준의 힐링을 국민들께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보수를 받는다는 게 인상깊었다. 어떤 결심으로 보수를 받는다고 말했나.

KBO 총재를 하면 일단 내 수입원이 없어진다. 여기서 일을 열심히 하면 다른 일은 못한다. 그래서 연봉을 받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아직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프로야구도 모기업 의존도가 높다. 프로야구가 산업화돼야 한다. 내가 잘해서 연봉도 받고 인센티브도 받고 싶다는 것은 한국프로야구 산업화를 위한 기초 발언이 아닐까 싶다.

-‘야구키드’로 불릴 정도로 야구광이다. 지금까지 본 야구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 세 가지와 의미를 짚어달라.

1977년으로 기억한다.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경기가 있었다. 5차전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레지 잭슨이 홈런을 치고 그 다음 경기에선 연속 3홈런을 쳤다. 두 경기 동안 4연속 홈런을 친 게 기억난다.

다른 경기는 고1 때였다. 제일교포 야구단이 와서 거의 전승을 했다. 당시 백인천 선수가 있었다. 우리 고등학교와 제일교포 학교 경기가 있었는데 우리 학교가 4-3으로 이기고 있었다. 9회초 제일교포 팀이 주자 3루에서 중견수 플라이를 쳤는데 우리학교 중견수가 강한 송구로 홈태그 아웃을 유도한 게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하나는 안경현 선수가 2000년 두산과 LG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에서 마치 베이브 루스처럼 좌측으로 예고 홈런을 쳐서 두산이 LG를 이긴 경기를 기억하고 있다.

[포토] 박영선 의원 축하 받는 정운찬 총재
정운찬 제 22대 KBO 총재의 취임식이 3일 서울 강남구 캠코 양재타워에서 열렸다. 정운찬 총재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사무총장을 언제 선임할 계획인지, 공모제 구상도 있는 듯 한데 정치권 등 외부 입김이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야구를 어느 누구보다 좋아할 수 있지만 많이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지도자분들도 뵙고 야구선수도 많이 만났다. 아직 결정을 짓지 못했다. 될 수 있으면 빨리 결정을 짓겠다. 공모제의 장단점은 잘 아실 것이다. 공모제의 장점은 사무총장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공정한 절차가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구본능 총재님과 야구인, 언론인과 공명정대하게 하겠다. 그리고 외부입김은 없다. 분명히 말씀드리겠다.

-KBO를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한다고 말했는데 외부에서 볼 때 이익을 내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 보나

.

첫 째는 중계권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못하고 있지 않나 싶다. 두 번째는 평가를 했다고 해도 협상과정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하나의 예다. 궁극적으로는 허구연 위원이 강조하는 MLB.com 같은 KBO.com을 만들어서 수익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구단간의 공동협의가 잘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야구가 하나의 서비스 산업인데 규제가 많다. 어떤 구장에 가면 화장실이 너무 낙후됐다. 시도시와 지방자체 단체가 야구단으로부터 임대료를 많이 받고 있다.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1958년에 브루클린 다저스가 LA 다저스가 될 때 LA가 1달러에 땅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잠실구장이나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하면 서울시민, 부산시민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그 즐거움에 대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마움을 표시하지 못하고 임대료를 많이 가져간다. 광고수익도 지자체로 간다고 들었다. 이부분을 수정하면 한국프로야구도 산업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긴다고 본다.

-오랜 두산팬이시다. 팬은 두산에 너무 이득이 되는 결정을 내리지 않냐고 걱정하신다. 이 우려를 지워달라.

이제부터는 탈(脫)두산이라고 했는데 탈이라는 글짜가 안 좋은 것 같다. 출(出)두산을 하겠다. 두산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두산에 대해 특별한 혜택을 줄 생각은 절대 없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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