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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콘텐츠다. 다양한 버전이 만들어지는 가운데 최근 CJ E&M이 제작한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가 햄릿의 창의적인 재해석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극중 주인공 햄릿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고은성을 만났다.

고은성은 매일 무대를 마치고 나면 눈이 충혈되고 앞이 잘 안보일 만큼 온 에너지를 무대에 쏟고 있다. 숙부에 의해 아버지가 살해당하고 어머니가 숙부와 결혼한 상황에서 분노하며 원수를 갚기 위해 애쓰는 역할이다. 어떤 배역을 연기하든 무대는 늘 어려운 그 무엇이었지만 이번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는 유독 더 큰 산같은 느낌이라는 그다.

“공연을 마치고 나면 에너지가 탈진된다. 눈이 충혈되고 앞이 뿌옇다. 극중에서 울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휘몰아쳤다가 끝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연이 끝나면 오는 희열이 있다. 어느 작품도 마찬가지로 힘들었지만 이번 작품은 힘듦 가운데 얻어지는 게 크다.”

매일의 무대 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의 햄릿이 나온다는 것도 이번 공연에서 배우만이 느낄 수 있는 재미라는 설명이다. 같은 배우가 같은 배역을 연기하지만 매일 매 순간 새롭게 발견되고 새롭게 표출되는 것이 있다.

“햄릿과 함께 저도 고민하고 성장하고 있다. 어제는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하고, 놓쳤던 것을 새롭게 시도하기도 한다. 또 무대에서 순간 느껴지는 감정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서 그럴 때는 즉흥적으로 표현해보기도 한다. 이렇게 하루하루 다른 공연이 되는 것이 신기하다. 그것이 공연의 매력 같다.”

햄릿 캐릭터를 더욱 잘 표현하기 위해 노래에 무척 신경을 썼다. 노래의 난이도가 높아 노래 때문에 드라마가 방해받는 것을 막기 위해 더욱 노래에 신경썼다는 그다.

“노래를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기 보다 공연을 안정적으로 끌어가기 위해 지구력을 키웠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잘 먹고 잘 잤고, 공연 직전에는 노래를 덜 불러 목을 쉬게 했다. 예전에는 공연 전에 노래를 너무 많이 불러서 정작 공연 때 목 컨디션이 안좋을 때가 많았다. 이번에는 공연 전에 노래 연습을 덜해 에너지를 비축해 무대에서 쏟았다.”

단대 공연영화학부 출신의 고은성은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었다. 하고 싶은 것이 뮤지컬이었고 뮤지컬만 하고 살겠다고 열여덟살 무렵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본뒤 결심했다.

1막 M12 수녀원으로 가 고은성 정재은

“뮤지컬을 통해서 무언가가 얻어져서 행복한 게 아니라 뮤지컬을 한다는 자체가 행복이다. 돈을 못벌어도 좋았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거니까. 오디션에 떨어지고 한달에 몇십만원도 못벌 때도 재미있었다. 배역이 없을 때는 없는대로 혼자 공연 DVD를 보면서 즐거워했다. 항상 뮤지컬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공연하고 있는 순간순간이 다 좋다. 공연을 안하고 있는 순간까지도 좋다.”

지난 2011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한 고은성은 비교적 빠른 시간에 주인공으로 성장했다. 비결은 뭐라고 생각할까?

고은성은 “비결에 대한 생각은 잘 안한다. 빨리 성장했다면 운이 좋았던 때문이다. 운에 부응하기 위해 기회가 주어지면 최대한 잘 하려고 노력한다. 더 열심히 주어진 것을 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JTBC ‘팬텀싱어1’에 출연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것도 운이 좋아서였다고 겸손해했다. 뮤지컬 팬 외에 ‘팬텀싱어’ 팬이 새롭게 생겼다.

“‘팬텀싱어1’에 나갈 때 부담 없이 즐겨보겠다는 생각이었다. 부담을 가지고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아마도 힘들었을텐데 즐기겠다는 마음으로 나가서 정말 즐겼다. ‘팬텀싱어1’ 이후 예능에도 나가고 그랬다. 앞으로도 잘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도전해보고 싶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해외 뮤지컬 무대에 서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 언젠가를 위해 부지런히 영어공부도 하고 있다.

미지막으로 고은성은 새해를 맞아 팬들에게 새해 각오를 건넸다.

“팬들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저를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에게 실망을 드리고 싶지 않다. 뮤지컬 배우로서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는데 집중하겠다. 그것만이 응원해주시는 팬들에 대한 제 사랑법이다.”

공연은 오는 28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ggroll@sportsseoul.com

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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