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그룹 워너원 박지훈의 팬이 전 남자친구의 현재 여자친구와 친해진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사연은 27일 방송된 라디오 SBS 파워 FM '두시탈출 컬투쇼'에 소개됐다. 경상도 지역에 사는 20대 초반 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워너원 멤버 중 박지훈을 정말 너무 좋아한다"며 말을 시작했다.


이 여성은 당시 오디션 프로그램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 중인 박지훈을 응원하기 위해 투표 사이트에 가입했다. 투표에 집착하기 시작한 여성은 주변 지인의 이름으로 투표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A 씨는 전 남자친구에게까지 문자를 보냈다. 박지훈만 생각한 A 씨는 전 남자친구에게 구구절절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투표 사이트 가입에 성공해 투표를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전 남자친구의 여자친구가 이 일을 알게됐고, A 씨는 그 여자친구에게 사과를 했다. 이런 과정에서 여자친구가 박지훈의 팬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두 사람은 전 남자친구 몰래 박지훈의 고화질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등 연락을 이어갔다.


이런 모습을 전 남자친구는 탐탁지 않아 했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이후 두 여성은 최근 열린 워너원 콘서트에서 만날 정도로 가까워졌다고 한다.


A 씨가 자신의 어머니와 나눈 카카오톡 내용도 네티즌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공개된 카카오톡 내용에 따르면 '엄마'라고 저장된 상대가 "컬투쇼 듣는 중인데, 너 같은 사람이 글을 올려 상품권을 탔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아 진짜?"라고 답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하 A 씨 사연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경상도지역에사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이름만 밝히지 말아주세요. 제발.


그리고 이 글 내용은 제가 가는 커뮤니티에 올리니 전부다 컬투쇼로 가라고 해서 온거에요. 그 커뮤니티 글들도 다 제글입니다. 오해 하지마세요


제목 그대로, 저는 전남친의 현여친을 뺏았습니다.


저는 현재 워너원 멤버 중 박지훈씨를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넌문 좋아합니다.


사는게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제 생일날, 저는 하루종일 한끼도 못 먹고 10시에 집으로 돌아와 엎드려 엉엉 울었습니다.


울다가 힘이없어 컵라면 하나에 물을 부어두고 눈물을 닦으면서 티비 전원을 누르자마자, 지훈이의 프로듀스 경연곡 상남자 머리털기를 봐버렸습니다. 어후 미친 숨이 안쉬어지고 저거는 어디서 튀어나온 인간일까 싶고 왜 나는 이걸 이제 봤는가에 대한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온 저는 불은 라면을 버리고 박지훈에게 제 인생을 바치기로 결정했습니다.(충성충성충성)


하루하루 지훈이를 덕질하는 마음이 커지면서 프로듀스의 가장 쫄리는 묘미중 하나인 투표에도 저는 집착하기 시작했어요.


한표라도 모으기 위해 주변사람들 이름으로 투표사이트가입을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증번호가 필요했습니다.


주변 지인을 탈탈 아주 탈곡하듯이 탈탈 턴 저는 이제 남은 대상은 전남친 뿐이었어요.


저는 지방에 남아야했고 서울로 가야했던 전남친은 기다리겠다고 울면서 얘기했지만, (경상도사투리)"아 뭐를 기다리는데 그냥 서울가서 예쁜애들 사귀면되지 뭘 기다리는데 미쳤나? "하며 서울로 보내고 뒤에서 질질짜면서 보냈던 무뚝뚝한 경상도 여자인 저는 전남친에게 저는 용기를 내어 문자를 보냈습니다.


[바빠?]라고 용기를 내어 보낸 문자에


{미안 ㅇㅇ아 나 여자친구 생겼어..}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이럴줄 알았습니다. 뭐를 기다려요 미친놈이


욕을 퍼붓고 싶었지만, 저는 지훈이만 생각했어요


[그게 아니라... 인증번호가 하나 갈껀데, 그거 나한테좀 알려줘]


이유를 묻는 전남친에게 구구절절 설명을 하고 피같은 인증번호를 받아내고 지훈이에게 매일 한표라도 더 줄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습니다.


그러고 몇일 후 전남친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 내용은 현여친이 저와 연락한 걸 봤다는거에요!!!!!!!!!!!(쿠쿠쿠쿠쿠쿠쿵)


어떻게 사과를 하지 생각을 하며 전남친의 현여친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전화를 받자마자 [아니그게..진짜미안하다. 내가 가한테 마음이 아직 있는게아니라...]


{너 그 인증번호로 누구 뽑았어?}


아니 이게 뭐죠. 저는 직감적으로 이친구 역시 프듀광팬이라는걸 느꼈죠.


[음...너는?]


{나는... 윙깅이...}


그 한마디에 저는 눈물이 흐를뻔했습니다. 박박한세상속 전우를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아 윙깅이는 지훈이의 별명이에요ㅠㅠㅠㅠㅠ귀여워ㅠㅠㅠㅠ


그 친구도 지훈이 팬이었어요(짝짝짝짝짝)


그친구는 남친이 저와 연락한 게 열받은 게 아니였어요. 그친구 역시 번호를 모으다 남친의 번호까지 손을 대게 되었는데, 아니 이게 무슨일이람? 이미 인증이 되어있다는 사실에 남친한테 누구한테 번호를 줬냐고 분노하며 승질을 낸 거였습니다.


저희 둘은 이날 이후로 무언의 동지가 되었습니다.


매일 새로 뜨는 지훈이의 고화질 사진과 박지훈오빠였다가 윙깅이를 왔다갔다 해서 정신을 놓게하는 영상들을 매일 공유했습니다.


또, 제가 당첨된 워너원이 나오는 행사를 못가게 되어 이 친구에게 양도해주고, 이친구는 고맙다고 지훈이 얼굴이 나오는 레이저 키링을 저에게 선물로 해주는 등 저희 둘은 전남친의 뒤에서 은밀한 만남을 지속해 오고 있었습니다.


이런 은밀한 만남이, 결국 꼬리를 밟히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와 숨어서 카톡을 하고 카톡하는 내내 실실쪼개는 여자친구를 발견한 전남친은 현여친을 탈곡하듯이 털어대기 시작했고, 현여친은 울면서 저와의 만남을 밝혔습니다.


분노한 전남친은 현여친에게 미친 거 아니냐고 소리를 질렀고, 현여친은 저에게 울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저는 또 분노했습니다. 성격도 더럽거든요. 당장 전남친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야 걔가 뭐 잘못했는데 걔한테 지랄인데 니는. 먼저 연락한것도 나였고 어떻게보면니한테 먼저 연락한것도 난데 왜 걔한테 지랄이냐고!!!!!!!! 내한테해라]


전남친은 현여친을 뻥 찼습니다. 뭐 상관없어요 제가이긴겁니다ㅎ


현여친과 저는 12월 23일 워너원팬콘서트 피켓팅에 성공하게 되었고 접점도 없던 서울여자와 경상도 여자인 저희 둘은 부산에서 첫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약속장소였던 부산역에 저는 미리 도착해서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기차에서 내려 저를 찾았고 만나자마자 보고 싶었다면서 끌어 안는거예요.


저는 너무 민망해서 “아..맞나?”만 반복하며 눈알만 도륵도륵 굴렸어요.


그렇게 처음만난 저희는 둘 다 부산에 온 적이 별로 없어서 함께 유명한곳들도 돌아다니고 맛있는 것도 사먹고, 이것도 기념이라며 서로 물건도 사주는 등 데이트와 유사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3시에 스탠딩 대기줄에 서기 위해서 아쉬운 헤어짐을 하고 워너원 공연 관람을 했습니다.


어휴 지훈이를 살면서 처음 실제로 봤는데 진짜 너무 잘생겨서 보자마자 입을 막고 눈물을 흘릴뻔했어요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박지훈가만안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훈이와 아이컨택도 성공한 저는(착각이 아니라 진짜로했어요) 공연이 끝나고 약속장소에서 현여친을 만났습니다.


이제 서로 헤어져야해서 각자 교통편을 알아보는 중에, 뭔가 이친구를 그냥 보내고싶지는 않았어요. 지훈이를 처음 본 이날 그대로 집에갔다가 이 뻐렁치는 제 마음에 기차를 부술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현여친의 팔을 잡고 “야.. 니는 서울까지 올라가야하니까 힘들잖아. 우리 여기서 하루 자고갈래?” 라는 말을 했고, 현여친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희 둘은 조용히 숙소를 잡았고, 맥주를 마시면서 너무 귀여워서 정수리를 쪼아먹고싶을 정도였던 지훈이의 모습과 지훈이가 춤을 출때 목이랑 어깨를 사용해서 섹시하게 춤을 췄던 부분에 대해서 밤새 소감을 나누면서 행복했습니다. 네 아오 좋아요.


잠은 거의 자지 않고 둘은 바로 집을 싸서 아쉬운 마음으로 부산역에서 헤어졌고 앞으로 모든 콘서트를 함께하자 맹새했습니다.


좋은 친구를 얻은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ㅋㅋㅋㅋㅋㅋㅋ


쓰고보니 무슨 데이트 한 거같네요.


마지막으로 지훈아 진짜 행복했어. 보고있어도 보고싶다는 말이 무슨말인지 알겠더라. 니팬이라서 진짜 자랑스럽고 니 디너쇼 파티까지 참석할꺼야. 진짜 사랑해. 오늘 하루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사랑해♡


kjy@sportsseoul.com


사진ㅣ스포츠서울 DB,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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