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민지 인턴기자] 2016년 '윙스(WINGS)'로 날개를 단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2017년 찬란하게 비상했다. 그러나 시작에 불과했다. 더욱 높이 올라갈 2018년이 밝았다.


'봄날'로 2017년을 시작한 방탄소년단은 지난 한 해 진짜 봄날을 맞았다. 9월 발매한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 단일 앨범으로 142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가온차트 누적 집계 사상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터 차트 집계에서도 집계 이래 최초로 단일앨범 100만장을 돌파하며 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타이틀곡 '디엔에이(DNA)'로는 빌보드 메인차트 '핫 100'에 최초 진입했고, '빌보드 뮤직 어워드'부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 이하 AMAs)'까지 해외 무대도 섭렵했다. 미국 유명 토크쇼 출연에 이어 세계적 뮤지션들과 협업을 통해 빌보드 '핫 100' 28위라는 최고 순위를 기록, 그야말로 비상(飛上)한 한 해를 보냈다.


무술년 어느덧 데뷔 6년 차를 맞은 방탄소년단, 봄날을 비행 중인 이들의 새로운 1년은 또 어떤 이야기들로 채워질까. 2017년이 시작에 불과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더 높이 올라갈 그들의 2018년, 비상을 이끌 세 가지 DNA를 짚어봤다.


▲ 전 세계를 무대로 저변 확대, 글로벌 DNA


방탄소년단은 31일(현지시간) 밤 미국 ABC 방송 신년 맞이 특집 방송 '딕 클라스 뉴 이어즈 로킹 이브 2018(Dick Clark's New Year's Rockin' Eve 2018)'에 출연하며 글로벌 대세답게 2017년을 마무리했다. 'AMAs'를 통한 공식적인 미국 방송 데뷔 이후 달라진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내 입지는 2018년 더욱 넓고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상식 무대에 이어 ABC, CBS, NBC 3대 방송사 메인 토크쇼도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고, 현지 팬들의 유입도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 올 한 해 저변을 더욱 확대할 방탄소년단의 미국 활동을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가 전망했다.


김 평론가는 "2017년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거둔 성과는 제한적인 미디어의 푸시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 분석하며 국내외적으로 성장 중인 팬덤을 주목했다. 지난해 시작돼 올해까지 이어지는 'LOVE YOURSELF'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에 이들의 본격적인 화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세계적 뮤지션들과 컬래버레이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측의 대우가 달라진 만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전보다 다양한 마케팅을 활용 가능한데, 그중 하나가 컬래버레이션이다. 김 평론가는 "지명도·스케일 측면에서 분명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준의 아티스트들과 작업이 예상된다"며 "현지 레이블과 협업을 통한 현지 피지컬 CD 생산 여부도 그 자체로 상징성을 지니기에 고려해볼 대목"이라고 꼽았다.


이제 시선은 다시 한번 미국 시상식으로 쏠린다. 그는 대중성을 높이 평가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나 'AMAs'에서는 충분히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그래미'는 어떨까.


김 평론가는 "그래미 역시 미국 내에서 아직 정규 앨범을 발매하지 않았거나 후보에 오르지 못한 가수들에게는 신인상의 자격이 부여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따라서 올해 신인상 후보에 오를 확률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후보신청과 관련해 빅히트도 이를 충분히 전략적으로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2018년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상식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본업에 충실한 음악적 역량 발전, 프로듀싱 DNA


리더 RM과 슈가는 그룹 내 프로듀싱이 가능한 멤버들이다. 각자 믹스테이프 '알엠(RM)'과 '어거스트 디(Agust D)'를 발표했고, 방탄소년단 앨범 제작에 꾸준히 참여해 왔다. 'LOVE YOURSELF 承 Her' 앨범에서도 RM은 히든 트랙 '바다'를, 슈가는 '아웃트로 : 허(Outro : Her)'를 직접 프로듀싱했다.


슈가는 지난해 첫 외부 프로듀싱을 맡아 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작업에 참여한 수란의 '오늘 취하면'은 오랜 기간 음원차트 1위에 머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7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프로듀서로서 '핫 트렌드 상'까지 받으며 대중으로부터 인정받은 실력이다. 이를 발판삼아 2018년엔 보다 활발한 RM과 슈가의 외부 프로듀싱을 기대해볼 만하다.


두 사람 외에도 올해 프로듀싱 DNA가 주목되는 멤버들이 있다. 바로 제이홉과 정국. 2015년 믹스테이프 '원 벌스(1 VERSE)'로 프로듀싱 가능성을 보여준 제이홉은 지난해 더욱 완성도 있는 솔로 믹스테이프를 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실제 작업 중에 있으며 최근 일본 아베마TV 토크에서 "제 곡을 만들었다. 기대해 달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막내 정국은 보컬 라인 최초로 작업실에 입성, 본격적인 프로듀싱을 예고했다. 지난해 9월 신보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RM은 "기존 프로듀싱이 가능한 멤버 외에 정국도 곧 프로듀싱을 시작할 거 같다"고 언급하기도. 2018년, '화양연화 pt.1'의 '아웃트로 : 러브 이즈 낫 오버(Outro : Love is Not Over)'에 이은 정국의 두 번째 프로듀싱 곡이 기다려진다.


▲ 방탄소년단을 대표하는 키워드, 소통과 공감 DNA


많은 전문가들이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팬들과 활발한 소통과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꼽는다. 그룹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된 만큼 2018년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방탄소년단은 새해 첫 공식 일정으로 팬미팅 'BTS 4번째 머스터'를 개최, 오는 13,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팬들과 만나며 소통을 이어간다.


2018년 더욱 확대될 SNS 영향력도 관심 대상이다. 지난해 트위터 한국 계정 최초로 1000만 팔로워를 돌파한 이들의 SNS 활용은 단순 일상 공유를 넘어 지속적이고 친밀하게 작용한다. 멤버들이 다 같이 한 계정을 사용하는 점도 결속력을 높여 변함없는 소통으로 올 한 해 영향력을 어디까지 확장할지 지켜볼 만하다.


데뷔 기념일을 맞아 팬들을 위해 진행하는 'BTS 페스타' 역시 방탄소년단만의 소통법 중 하나. 보통 약 2주간 진행되며 자작곡, 라디오, 스페셜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자체 제작 콘텐츠로 꾸민다. 특히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자작곡은 공감도 끌어내며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한몫했다. 올해는 5주년 페스타가 기다리고 있다.


'학교 3부작'부터 '화양연화'와 'WINGS'까지 방탄소년단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생을 노래하며 공감을 끌어냈고, 이는 국경을 초월했다. 김 평론가도 K-POP 열풍을 뛰어 넘은 'BTS 열풍'이 가능했던 이유로 "방탄소년단 노래엔 국내외 팬들을 관통하는 젊음의 정서가 있다. 젊음의 특권, 희망, 반항 등이 복합된 이런 정서는 언어나 국적도 초월하는 보편성"이라고 평가했다.


어느덧 방탄소년단의 정체성으로 자리잡은 음악적 공감은 2018년 더 높은 비상을 이끌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윙스 투어 파이널' 기자간담회'에서도 기록에 연연하기 보다 정체성을 유지, 묵묵히 잘 할 수 있는 걸 해가겠다고 밝혔던 방탄소년단. 2018년 더 높은 곳을 향한 그들의 비상을 이제 믿고 지켜볼 차례다.


julym@sportsseoul.com


사진ㅣ스포츠서울 DB, AMAs, 방탄소년단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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