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신치용 제일기획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부사장이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06.16.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삼성화재 배구단의 역사를 함께한 신치용(62) 단장이 물러난다.

신 단장은 지난 1995년 실업배구 삼성화재 초대 사령탑에 올라 팀을 국내 최고의 자리에 올려놨다. 신 단장은 2007~2008시즌 우승을 시작으로 2013~2014시즌까지 7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왕좌에 오르는 업적을 쌓았다. 실업리그 시절까지 포함하면 신 단장은 총 19차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17회 우승컵을 손에 거머쥐었다. 한국 배구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서 큰 획을 그은 신 단장은 그동안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 2015년 5월18일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산하에서 배구단 단장 겸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임원(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신 단장이 사령탑에 물러난 뒤 삼성화재는 부진했다.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 ‘배구왕국’을 건설했던 삼성화재는 2015~2016시즌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OK저축은행에 무릎 꿇었고,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4위를 기록하면서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두 시즌 부진 끝에 신진식 신임 감독이 올 시즌 11연승을 기록하는 등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다. 그러나 신 단장은 그룹으로부터 단장직에서 물러나 2년 임기의 상임고문직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단장은 “감독으로는 V리그 챔피언결정전 7연패도 달성해봤지만 단장으로는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시즌 중간에 팀을 떠나게 돼 아쉽다”고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은 뒤 “만감이 교차한다. 선수, 코치, 감독, 단장으로 52년 동안 배구인으로 살았다. 이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삼성화재 배구단과 한국 배구를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배구인으로 살며 단 하루도 편하게 쉰 적이 없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기분이라 마음이 가볍긴 하다. 60대까지 배구단에서 일한 건 큰 행운이다. 배구에 전념하게 해준 삼성화재에 깊이 감사한다. 내가 생각한 것은 꼭 해야 하는 사람이라서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가 힘들었을 것이다. 나와 함께 일한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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